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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썸 우베라떼를 마셔봤더니, 보라색은 맛보다 먼저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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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썸 우베라떼를 마셔봤더니, 보라색은 맛보다 먼저 팔렸다

얼마 전 투썸 앞을 지나가는데, 매장 입구 포스터에서 보라색 음료가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름은 투썸 우베라떼. 사실 카페 신메뉴를 12년째 브랜드 관점으로 보다 보면 맛보다 먼저 보이는 게 있습니다. 이 메뉴가 어떤 약속을 걸고 나왔는지, 그리고 그 약속이 손님에게 어디까지 설득되는지입니다.

우베는 필리핀에서 많이 쓰이는 자색 참마입니다. 고구마처럼 익숙한 단맛이 있지만, 조금 더 크리미하고 바닐라나 견과류 쪽으로 기억되는 향이 있습니다. 투썸은 2026년 4월 이 우베를 음료와 디저트에 넣어 시즌 메뉴로 냈습니다. 구성은 투썸 우베 라떼, 우베 카페 라떼, 우베 쉐이크, 떠먹는 우베 아박까지 이어졌죠. 여기서 흥미로운 건 제품 하나가 아니라 ‘보라색 세계관’을 한 번에 깔았다는 점입니다.

투썸이 우베를 고른 건 맛보다 장면이었다

브랜드가 신메뉴를 낼 때 가장 쉬운 길은 익숙한 재료에 계절감만 붙이는 겁니다. 딸기, 망고, 말차, 초콜릿. 그런데 우베는 아직 한국 소비자에게 완전히 대중적인 재료는 아닙니다. 그래서 위험합니다. 동시에 그래서 눈에 띕니다.

투썸이 노린 건 아마 ‘먹어본 맛’보다 ‘찍고 싶은 색’에 가까웠을 겁니다. 우베의 가장 큰 자산은 설명보다 빠른 보랏빛입니다. 매대에서, 앱 배너에서,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색 하나로 멈춰 세울 수 있거든요. 요즘 카페 신메뉴는 맛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문 전 단계에서 손님이 자기 화면에 올릴 만한 명분을 줘야 합니다. 투썸 우베라떼는 그 지점을 꽤 정확히 찔렀습니다.

다만 여기엔 브랜드 리스크도 있습니다. 색으로 산 기대는 색이 사라지는 순간 빠르게 식습니다. 맛이 선명하지 않으면 ‘예쁜데 또 마실지는 모르겠다’는 반응으로 끝나기 쉽죠. 실제로 우베는 강한 산미나 쌉싸름함보다 부드럽고 은은한 단맛 쪽입니다. 첫 모금의 임팩트가 강렬한 재료는 아닙니다.

숫자로 보면 이 메뉴의 포지션이 더 선명해진다

투썸 우베 라떼 레귤러 기준 용량은 414ml, 열량은 약 295kcal, 당류는 27g, 카페인은 0mg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격은 5천 원대 후반으로 형성됐습니다. 커피가 들어가지 않는 논커피 음료라 오후 늦게 마시기에도 부담이 덜하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입니다.

반면 우베 카페 라떼는 같은 레귤러 기준 카페인이 90mg대이고, 우베 쉐이크는 열량이 500kcal를 넘는 고밀도 디저트 음료로 분류됩니다. 이렇게 보면 투썸 우베라떼는 라인업 안에서 가장 입문용에 가깝습니다. 색은 충분히 보여주되, 맛과 카페인 부담은 낮춘 제품입니다.

  • 투썸 우베 라떼: 보라색 비주얼과 논커피 포지션
  • 우베 카페 라떼: 우베의 단맛에 에스프레소를 더한 버전
  • 우베 쉐이크: 음료라기보다 디저트에 가까운 선택지
  • 떠먹는 우베 아박: 투썸의 기존 디저트 자산을 우베로 확장한 메뉴

브랜드 관점에서 중요한 건 이 배열입니다. 투썸은 우베를 단독 신기한 재료로 던지지 않았습니다. 라떼, 커피, 쉐이크, 아박으로 나눠서 소비자의 진입 난이도를 낮췄습니다. 이건 꽤 투썸다운 방식입니다. 완전히 낯선 트렌드를 가져오되, 손님이 이미 아는 포맷 안에 넣는 전략이니까요.

투썸다운 선택이었지만, 약속은 조금 애매했다

투썸의 강점은 원래 디저트입니다. 커피보다 케이크와 디저트 경험이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죠. 그래서 우베를 아박까지 확장한 건 자연스럽습니다. 문제는 투썸 우베라떼만 놓고 봤을 때, 이 음료가 소비자에게 어떤 감정을 남기느냐입니다.

맛을 상상해보면 고구마 라떼보다 덜 익숙하고, 타로 밀크티보다 덜 쫀득한 쪽에 가깝습니다. 바닐라빈을 더해 향은 부드럽게 잡았지만, 강한 캐릭터를 기대한 사람에게는 순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커피를 피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이 순함이 장점이 됩니다. 그러니까 이 메뉴는 호불호가 세게 갈리는 폭발형 신메뉴가 아니라, 비주얼로 끌고 와서 부드럽게 지나가는 체험형 신메뉴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투썸 우베라떼의 가장 큰 경쟁자는 다른 카페의 우베 메뉴가 아닙니다. 소비자의 머릿속에 있는 고구마 라떼와 타로 음료입니다. 이 둘보다 새롭다고 느껴져야 하고, 동시에 너무 낯설면 안 됩니다. 그 중간값을 찾는 게 어렵습니다. 투썸은 색으로 새로움을 만들고, 라떼라는 익숙한 형식으로 낯섦을 눌렀습니다.

SNS 트렌드를 브랜드 자산으로 바꾸는 건 다른 문제다

요즘 브랜드들은 글로벌 디저트 트렌드를 빠르게 가져옵니다. 두바이 초콜릿, 피스타치오, 말차, 우베처럼요. 그런데 유행 재료를 쓰는 것과 브랜드 자산으로 만드는 건 전혀 다른 일입니다. 유행 재료는 손님을 한 번 부를 수 있지만, 브랜드를 다시 찾게 만드는 건 ‘그 브랜드가 해석한 방식’입니다.

투썸 우베라떼에서 좋은 점은 투썸이 자기 강점을 잊지 않았다는 겁니다. 음료 하나로 끝내지 않고 아박까지 연결했습니다. 투썸이 우베를 가져왔다면 디저트까지 가야 말이 됩니다. 이 선택은 브랜드 일관성 측면에서 괜찮습니다.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우베라는 재료가 아직 생소한 만큼, 소비자가 ‘왜 이 맛을 다시 마셔야 하는지’까지 설득하려면 풍미의 기억점이 더 뚜렷해야 합니다. 보라색은 첫 구매를 만들지만, 재구매는 입안에 남은 기억이 만듭니다. 이 차이를 놓치면 신메뉴는 예쁜 사진 몇 장으로 소비되고 끝납니다.

그래도 투썸이 배운 건 꽤 많을 것이다

투썸 우베라떼는 대박 메뉴라기보다 실험의 성격이 강해 보입니다. 한국 시장에서 우베가 어느 정도까지 통하는지, 논커피 달콤 음료의 수요가 얼마나 있는지, 디저트와 음료를 같은 색감으로 묶었을 때 객단가가 움직이는지 확인할 수 있는 테스트였을 겁니다.

브랜드 마케팅을 오래 보다 보면 이런 메뉴가 더 흥미롭습니다. 실패해도 배울 게 있고, 성공하면 다음 시즌의 언어가 생기니까요. 투썸 우베라떼는 맛 하나로 브랜드를 뒤흔드는 메뉴는 아니지만, 투썸이 트렌드를 자기 매장 문법 안에 넣어보려 한 장면으로는 꽤 의미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메뉴를 두고 ‘맛있다, 아니다’만 말하기엔 조금 아깝습니다. 보라색 한 잔 안에 투썸이 요즘 소비자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가 꽤 선명하게 들어 있었으니까요.

투썸 우베라떼를 마셔봤더니, 보라색은 맛보다 먼저 팔렸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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