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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식스 젤 AMMG가 갑자기 검색어에 오른 걸 보고 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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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식스 젤 AMMG가 갑자기 검색어에 오른 걸 보고 든 생각

요즘 스니커즈 검색어를 보다 보면, 이상하게 조용한 이름이 위로 올라오는 순간이 있습니다. 아식스 젤 AMMG가 딱 그랬습니다. 젤 카야노 14처럼 이미 대중화된 모델도 아니고, 젤 소노마 15-50처럼 거리에서 자주 보이는 이름도 아닌데, 어느 날 쇼핑 앱 인기 검색어 상단에 올라와 있더군요. 브랜드 일을 오래 하다 보면 이런 장면이 꽤 흥미롭습니다. 광고를 크게 때린 것도 아닌데 사람들이 먼저 찾아보기 시작하는 제품. 이건 제품력만으로 설명하기 어렵고, 브랜드가 쌓아둔 약속이 어느 타이밍에 소비자의 눈에 걸린 결과에 가깝습니다.

아식스는 왜 다시 멋있어졌을까

아식스는 원래 패션 브랜드라기보다 기능의 브랜드였습니다. 1949년 오니츠카 기하치로가 시작했고, 1977년 지금의 ASICS라는 이름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름 자체도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라는 철학에서 왔죠. 이 브랜드가 오래 약속해온 건 화려함이 아니라 몸을 움직이게 하는 신뢰였습니다.

그런데 이 약속이 한동안은 조금 촌스럽게 보였습니다. 나이키가 문화와 스타를 장악하고, 아디다스가 스트리트와 클래식을 밀어붙일 때 아식스는 러닝화 코너에 있는 성실한 브랜드처럼 보였거든요. 문제는 성실함이 언제나 매력적으로 번역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브랜드의 약속은 그대로였지만, 사람들이 그것을 읽는 방식이 낡아진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흐름이 바뀌었습니다. 사람들이 너무 매끈한 라이프스타일 스니커즈에 질리기 시작했고, ‘진짜 기능에서 나온 디자인’에 다시 반응했습니다. 젤 카야노 14, GT-2160, 젤 1130 같은 모델이 다시 팔린 건 단순한 복고가 아니었습니다. 기능을 위해 생긴 복잡한 패널, 메시, 젤 쿠셔닝, 실버 톤의 러닝 감성이 패션 언어로 재해석된 겁니다.

젤 AMMG는 대박 상품보다 신호에 가깝다

아식스 젤 AMMG 트레일은 지금 기준으로 초대형 히트 모델이라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국내 리셀 플랫폼에서는 아이보리 컬러가 관심 700명대, 거래 30건대 수준으로 보이고, 에크루 블랙 같은 컬러도 거래량이 아주 크지는 않습니다. 판매가는 해외 배송 셀렉트샵 기준 16만 원대부터 17만 원대까지 보이는 편입니다. 그러니까 이 제품은 ‘모두가 이미 신는 신발’이 아니라 ‘눈 밝은 사람들이 먼저 건드려보는 신발’에 가깝습니다.

브랜드 관점에서는 이 지점이 더 중요합니다. 대중적인 판매량은 브랜드의 체력을 보여주지만, 작은 검색 상승은 감도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젤 AMMG가 흥미로운 이유는 이름 자체가 낯선데도 사람들이 검색한다는 데 있습니다. 소비자는 더 이상 아식스에서 젤 카야노 14만 찾지 않습니다. 아식스라는 브랜드 안에서 ‘다음으로 덜 뻔한 것’을 찾기 시작한 겁니다.

스니커즈 시장에서 이건 꽤 큰 변화입니다. 브랜드가 강해졌다는 건 대표 모델 하나가 잘 팔린다는 뜻만은 아닙니다. 주변부 모델까지 탐색 대상이 될 때, 그 브랜드는 하나의 취향권으로 들어갑니다. 뉴발란스가 990 하나에서 2002R, 1906R, 530으로 확장됐던 것처럼요. 아식스도 지금 비슷한 길을 걷고 있습니다.

키코 코스타디노프 효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식스의 최근 이미지를 말할 때 키코 코스타디노프를 빼기는 어렵습니다. 2017년 전후로 시작된 협업은 단순히 한정판을 만든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패션 소비자에게 아식스의 아카이브를 다르게 읽는 방법을 알려준 사건에 가까웠습니다. 키코는 아식스를 예쁘게 꾸미기보다, 원래 있던 기능적 이상함을 더 이상하게 밀어붙였습니다.

이게 브랜드에 남긴 자산이 큽니다. 보통 스포츠 브랜드가 패션 협업을 하면 로고를 바꾸거나 컬러를 과감하게 씁니다. 그런데 키코와 아식스의 관계는 조금 달랐습니다. 젤 버즈, 젤 델바, 젤 키릴 같은 모델은 기존 러닝화의 균형감을 일부러 흔들었습니다. 처음 보면 낯설고, 두 번째 보면 구조가 보이고, 세 번째 보면 갖고 싶어지는 식이었죠.

젤 AMMG가 키코 협업 라인이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소비자가 이제 아식스의 낯선 실루엣을 볼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키코 코스타디노프와 아식스가 몇 년 동안 만든 건 특정 제품의 인기보다 ‘아식스는 이상해도 괜찮다’는 허가였습니다. 젤 AMMG 같은 모델은 그 허가 위에서 더 쉽게 발견됩니다.

트레일 감성은 왜 도시에서 팔릴까

젤 AMMG 트레일이라는 이름에서 재미있는 건 ‘트레일’입니다. 실제 산길을 달리는 사람만을 위한 말처럼 보이지만, 요즘 패션 시장에서 트레일은 거의 도시인의 심리적 장치가 됐습니다. 살로몬, 호카, 아식스가 동시에 주목받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사람들은 꼭 산에 가지 않아도, 산에 갈 수 있을 것 같은 신발을 신고 싶어 합니다.

이건 기능의 과시가 아닙니다. 오히려 일상에서 버티는 감각에 가깝습니다. 출퇴근길, 비 오는 보도블록, 오래 걷는 주말, 여행지의 애매한 길. 러닝화와 트레일화의 언어는 도시 생활의 피로를 설득하는 데 꽤 유용합니다. 예쁜데 불편한 신발에 대한 피로감이 쌓인 시장에서, 아식스는 ‘멋을 위해 몸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약속을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젤 AMMG의 컬러도 그 흐름에 맞습니다. 아이보리, 에크루 블랙, 그레이 실버 계열은 튀는 한 방보다 옷장 안에 들어가는 쪽을 택합니다. 아웃도어 냄새는 나지만 등산화처럼 보이지 않고, 러닝화 구조는 있지만 운동복에만 묶이지 않습니다. 이런 중간성이 지금 스니커즈 시장에서는 꽤 강한 무기입니다.

브랜드가 오래 산다는 건 약속을 다시 번역하는 일

아식스 젤 AMMG를 보면서 가장 크게 드는 생각은 이겁니다. 브랜드의 부활은 갑자기 젊어진 척한다고 생기지 않습니다. 오래된 약속을 지금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바꿀 때 생깁니다. 아식스가 가진 약속은 처음부터 기능, 몸, 움직임, 균형이었습니다. 다만 한동안 그 언어가 매장 한쪽 러닝화 진열대에 갇혀 있었을 뿐입니다.

지금의 아식스는 그 약속을 패션의 문법으로 다시 번역하고 있습니다. 젤 카야노 14가 대중의 문을 열었다면, 젤 AMMG 같은 모델은 안쪽 취향을 넓히는 역할을 합니다. 많이 팔리는 모델만 브랜드를 키우는 게 아닙니다. 사람들이 ‘이런 것도 있었어?’라고 검색하게 만드는 모델이 브랜드의 깊이를 만듭니다.

솔직히 젤 AMMG가 장기적으로 스테디셀러가 될지는 아직 모릅니다. 거래량만 보면 조심스럽고, 이름도 대중에게 친절한 편은 아닙니다. 그런데 브랜드 기획자의 눈으로 보면 이런 제품이야말로 흥미롭습니다. 대세가 되기 전의 작은 진동이 있고, 아식스가 지금 어디까지 취향의 폭을 넓힐 수 있는지 보여주는 테스트처럼 보이니까요. 모든 브랜드가 크게 외칠 때, 조용히 검색되는 이름이 더 오래 기억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식스 젤 AMMG가 갑자기 검색어에 오른 걸 보고 든 생각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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