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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고래잇 6월 전단을 뜯어봤더니, 할인보다 약속이 먼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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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고래잇 6월 전단을 뜯어봤더니, 할인보다 약속이 먼저 보였다

얼마 전 장 보러 이마트 앱 전단을 보다가 6월 고래잇 페스타 페이지에서 손이 잠깐 멈췄습니다. 수박, 양말, 고기, 포인트, 룰렛, 스탬프까지 한 화면 안에 들어와 있는데 이상하게도 단순한 세일 전단처럼만 보이지 않았거든요. 브랜드 마케팅 일을 오래 하다 보면 가격 행사는 결국 숫자의 싸움 같지만, 사실 그 뒤에는 꽤 선명한 약속이 숨어 있습니다. 이마트 고래잇 6월 행사는 그 약속을 꽤 노골적으로 꺼내 든 사례였습니다.

고래잇은 왜 그냥 세일이 아니었나

고래잇 페스타의 이름부터 재미있습니다. ‘고래잇’은 이마트가 큰 혜택을 상징화하려고 만든 캠페인 언어에 가깝습니다. 할인율만 말하면 소비자는 금방 피로해집니다. 30%, 40%, 50%가 반복되면 숫자는 세지는데 기억은 흐려지죠. 그런데 고래라는 캐릭터성 있는 단어를 붙이면 행사는 조금 달라집니다. ‘큰 세일’이라는 메시지가 이미지로 남습니다.

신세계그룹 뉴스룸에서 밝힌 흐름을 보면 고래잇 페스타는 2025년 1월, 2월, 3월, 5월 행사에서 두 자릿수 이상 매출 신장을 기록하며 대표 행사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됐습니다. 이 대목이 중요합니다. 한 번 반짝하는 가격 행사는 많습니다. 하지만 반복될 때 브랜드 자산이 됩니다. 고객이 “이번 달에도 하나?”라고 기대하기 시작하면, 행사는 광고비를 쓰는 이벤트가 아니라 방문 습관을 만드는 장치가 됩니다.

2026년 6월, 전단의 첫 장이 말한 것

2026년 6월 고래잇 페스타는 6월 3일부터 6월 7일까지 5일간 진행된 초여름 특가 세일로 잡혔습니다. 전단 첫 장에 먼저 나온 상품은 파머스픽 당도선별 수박이었습니다. 6kg 미만 국내산 수박을 1통 16,000원으로 제시했고, 행사 기간 중 일부는 오픈런 초특가 성격을 띠었습니다. 여기에 5K 프라이스 양말 8족을 3,980원에 내세웠습니다.

수박과 양말. 얼핏 보면 조합이 이상합니다. 근데 장보기 관점에서는 꽤 현실적입니다. 6월의 대형마트 고객은 여름 식재료를 사고, 동시에 땀나고 자주 갈아 신는 생활용품도 삽니다. 이마트가 여기서 던진 메시지는 “우리 매장에 오면 이번 주 생활비의 체감 부담을 낮출 수 있다”에 가깝습니다. 화려한 신제품 론칭보다 훨씬 생활 밀착형이고, 그래서 더 강합니다.

가격보다 설계가 더 흥미로웠다

이번 6월 고래잇에서 눈에 띄는 건 혜택을 한 번에 끝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마트 앱 전단에는 두 번 장보고 최대 15,000점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들어갔습니다. 1차 기간인 6월 3일부터 5일까지 10만 원 이상 결제하면 5,000점, 2차 기간인 6월 6일부터 7일까지 다시 10만 원 이상 결제하면 5,000점, 두 조건을 모두 달성하면 추가 5,000점이 붙는 방식입니다.

이건 단순히 객단가를 올리려는 장치만은 아닙니다. 고객의 방문을 둘로 쪼갭니다. 대형마트 입장에서 가장 어려운 건 한 번 온 고객을 다시 오게 만드는 일입니다. 그런데 기간을 1차와 2차로 나누면 고객은 장바구니를 다시 계산합니다. 오늘 살 것과 주말에 살 것을 나누게 되죠. 할인 행사가 고객의 동선을 디자인하는 순간입니다.

  • 행사 기간은 2026년 6월 3일부터 6월 7일까지 5일로 구성됐다.
  • 포인트 혜택은 1차와 2차 구매를 나눠 재방문을 유도했다.
  • 룰렛, 스탬프, 취향쿠폰은 이마트 앱 접속을 자연스럽게 늘리는 역할을 했다.
  • 수박, 양말 같은 상품은 초여름 생활 수요와 바로 맞닿아 있었다.

앱을 켜게 만드는 장보기 브랜드

사실 요즘 대형마트의 경쟁 상대는 옆 매장만이 아닙니다. 쿠팡, 컬리, 네이버 장보기, 동네 식자재마트까지 고객의 선택지는 너무 많습니다. 이 상황에서 오프라인 매장은 “싸다”만 외치면 부족합니다. 고객이 앱을 켜고, 쿠폰을 받고, 룰렛을 돌리고, 스탬프를 모으고, 결국 매장에 방문하는 흐름을 만들어야 합니다.

6월 고래잇 페스타에는 매일 오전 10시 선착순 5천 명에게 e머니를 즉시 지급하는 룰렛, 3만 원당 스탬프 1개를 적립해 고래잇 3단 양우산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 상품별로 고르는 취향쿠폰이 함께 배치됐습니다. 이 조합은 꽤 노련합니다. 가격 할인은 구매 이유를 만들고, 앱 이벤트는 접속 이유를 만들고, 사은품은 ‘조금 더 사볼까’라는 심리를 건드립니다.

브랜드 관점에서 보면 고래잇은 이마트가 고객에게 던지는 약속을 바꿔 말한 캠페인입니다. “우리는 생활비가 부담되는 시기에 크게 체감되는 행사를 반복해서 만들겠다.” 이 약속이 계속 지켜지면 고래잇은 단순한 이름이 아니라 이마트의 가격 신뢰를 떠받치는 기호가 됩니다. 반대로 몇 번의 행사가 실망스럽게 느껴지면, 이름이 귀여울수록 반감도 빨리 커집니다. 캐릭터형 캠페인은 사랑받기 쉽지만, 약속을 못 지킬 때 더 빨리 식습니다.

브랜드가 할인에 기대는 순간의 위험

솔직히 말하면 고래잇 같은 대형 할인 행사는 양날의 검입니다. 잘하면 방문객을 끌어오고, 앱 체류를 늘리고, 월례 행사 기대감을 만듭니다. 그런데 너무 자주 반복되면 고객은 정상가를 믿지 않게 됩니다. “어차피 다음 고래잇 때 사면 되지”라는 생각이 쌓이면 브랜드는 가격 주도권을 조금씩 잃습니다.

그래서 이마트 입장에서는 고래잇을 단순한 최저가 경쟁으로만 운영하면 안 됩니다. 수박처럼 시즌 수요가 분명한 상품, 고기처럼 가족 식탁에 바로 연결되는 품목, 양말처럼 체감 가격이 쉬운 생활용품을 섞어야 합니다. 고객이 싸게 샀다는 만족뿐 아니라 “이마트가 이번 시즌을 잘 읽고 있네”라는 느낌을 받아야 브랜드 행사가 오래 갑니다.

제가 12년 동안 브랜드의 흥망을 옆에서 보며 배운 건, 좋은 캠페인은 고객에게 기억할 단어를 주고, 더 좋은 캠페인은 그 단어가 틀리지 않았다는 경험을 반복해서 준다는 점입니다. 이마트 고래잇 6월 행사는 그 시험대 위에 있었습니다. 고래처럼 큰 혜택이라는 말이 계속 믿을 만한 경험으로 쌓인다면, 고객은 전단을 보기 전에 이미 다음 행사를 기다리게 됩니다. 할인은 숫자로 시작하지만, 브랜드는 결국 약속을 지킨 횟수로 남습니다.

이마트 고래잇 6월 전단을 뜯어봤더니, 할인보다 약속이 먼저 보였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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