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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고래잇 10월 전단지 직접 보니, 가격표보다 큰 약속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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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장을 보러 이마트 앱 전단을 넘기다가, 고래잇 10월 행사를 꽤 오래 들여다봤습니다. 직업병이죠. 저는 할인율보다 먼저 보는 게 있습니다. 이 브랜드가 지금 고객에게 무슨 약속을 하고 있는가. 이마트 고래잇 10월 전단지는 그 지점에서 꽤 흥미로운 사례였습니다.

10월 전단지에서 먼저 보인 건 계절감이었다

공식 발표 기준으로 이번 고래잇 페스타는 10월 1일부터 5일까지 5일간 진행됩니다. 최대 50% 할인이라는 문구만 보면 흔한 대형마트 세일처럼 보이지만, 구성은 생각보다 계절을 잘 탔습니다. 햇고구마, 감귤, 홍시, 단감, 꽃게, 새우, 홍가리비처럼 10월 장바구니에 들어갈 법한 품목을 앞쪽에 세웠거든요.

특히 햇고구마 1.5kg은 1박스 5,980원, 2박스 구매 시 8,980원으로 제시됐고, 김제·영암·당진·여주 등 산지 물량 200톤을 준비했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브랜드 마케팅 관점에서 이런 숫자는 단순한 정보가 아닙니다. 싸게 판다는 말보다 ‘우리가 물량을 잡았다’는 메시지가 더 강하게 작동합니다.

  • 홍시와 단감은 각각 5,980원, 6,986원 수준으로 전단 전면의 가을감을 만들었습니다.
  • 가을 하우스 감귤, 신고배, 미니사과는 2개 이상 구매와 행사카드 조건을 붙여 추가 할인을 구성했습니다.
  • 생연어회, 모둠회, 묵은지 광어초밥, 오븐구이 치킨 같은 즉시 먹거리도 함께 배치했습니다.

고래잇은 할인명이 아니라 신호다

사실 고래잇의 출발은 말장난에 가깝습니다. Great를 한국식으로 비튼 이름이고, 이마트의 e를 돌렸을 때 떠오르는 고래 형상에서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설명도 붙어 있습니다. 그런데 좋은 캠페인은 말장난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고객이 매장 안에서 그 이름을 봤을 때 바로 행동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이마트가 2025년부터 고래잇 캠페인을 밀어붙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고래잇 페스타, 고래잇템, 응 가격, e머니 리워드까지 묶어서 ‘이 표시가 있으면 꽤 괜찮은 장보기 기회’라는 신호를 만들려 한 거죠. 2025년 고래잇 페스타에 2,300만 명이 참여했고, 행사 기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최대 82% 늘었다는 발표를 보면, 적어도 초반 학습은 꽤 잘 된 편입니다.

전단지가 하는 진짜 일

전단지는 예전처럼 가격을 나열하는 종이가 아닙니다. 지금은 고객의 장보기 동선을 미리 설계하는 작은 미디어에 가깝습니다. 이마트 고래잇 10월 전단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철 신선식품으로 시작해 가족 식탁, 주류, 생활용품, 주방가전, 베이비 위크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만들었습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고구마만 사러 갔다가 세제와 프라이팬까지 보는’ 구조가 됩니다.

가격은 강하지만 조건은 꽤 촘촘하다

이번 전단지에서 브랜드가 얻는 힘은 분명합니다. 한우와 미국산 프라임 소고기 40% 할인, 생물 꽃게와 생새우 등 수산물 최대 50% 특가, 청소 세제 25종 3개 9,900원, 글라스락 보관용기 14종 3개 9,900원 같은 숫자는 고객 눈을 잡습니다. 와인 40종을 2병 39,800원에 묶은 구성도 장보기와 작은 홈파티 수요를 동시에 노린 배치로 보입니다.

근데 여기서 중요한 건 조건입니다. 신세계포인트 적립, 행사카드 결제, 2개 이상 구매, 특정 기간 적용 같은 장치가 많습니다. 마케팅을 오래 하다 보면 이 부분이 늘 양날의 검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조건이 많을수록 가격을 더 공격적으로 만들 수 있지만, 고객이 계산대에서 체감한 가격과 전단에서 본 가격이 다르면 신뢰가 조금씩 닳습니다.

그래서 고래잇이 오래 가려면 단순히 싸게 보이는 전단보다, 실제 계산 후에도 ‘맞네, 이득 봤네’라는 감각을 남겨야 합니다. 할인 브랜드의 약속은 광고 카피가 아니라 영수증에서 검증됩니다.

왜 생활용품과 가전까지 넣었을까

10월 전단지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식품만 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휘슬러 파비오 프라이팬 2P, 도루코 스페셜 에디션 프라이팬, 테팔·해피콜 조리도구, 포트메리온·코렐 식기, 쿠진아트 에어프라이어 오븐 같은 품목이 같이 들어갔습니다. 여기에 기저귀, 분유, 유아식 중심의 베이비 위크도 10월 1일부터 7일까지 붙였습니다.

이건 10월의 장보기 심리를 꽤 잘 읽은 선택입니다. 추석 이후 집 안 살림을 다시 채우고, 날이 선선해지면서 조리와 보관 수요가 늘고, 아이 있는 집은 생필품 지출이 다시 커지는 시기입니다. 이마트는 이 타이밍에 ‘먹을 것 싸게 사는 곳’에서 ‘한 번 들르면 생활비 여러 칸을 줄이는 곳’으로 포지션을 넓히려는 듯합니다.

고래가 계속 보이려면 필요한 것

브랜드 캠페인은 처음엔 캐릭터와 할인율로 주목을 받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세 번째부터는 경험이 쌓입니다. 고래잇을 보고 매장에 갔는데 진열이 비어 있거나, 조건을 놓쳐 혜택을 못 받거나, 점포마다 체감이 크게 다르면 귀여운 고래도 금방 피곤한 표시가 됩니다.

그래도 이번 이마트 고래잇 10월 전단지는 방향이 분명합니다. 제철감 있는 먹거리로 문을 열고, 즉시 먹거리와 식탁 재료로 체류 이유를 만들고, 생활용품과 가전으로 객단가를 키웁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영리한 설계이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조건만 잘 맞으면 꽤 실용적인 행사입니다.

저는 고래잇의 진짜 경쟁 상대가 다른 마트 캐릭터라고 보지 않습니다. 경쟁 상대는 고객 머릿속의 피로감입니다. ‘또 조건 많은 세일이겠지’라는 생각을 이겨내고, ‘고래가 보이면 그래도 볼 만하다’는 기억을 남기는 것. 이번 10월 전단지는 그 약속을 한 번 더 시험대에 올린 장면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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