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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마케팅을 줄인 에어비앤비의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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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마케팅을 줄인 에어비앤비의 속사정

브랜드 회의에 들어가면 종종 이런 말을 듣습니다. “광고비를 더 넣으면 예약도 그만큼 늘겠죠?” 숫자가 바로 보이는 퍼포먼스마케팅은 그럴듯한 답을 줍니다. 그런데 에어비앤비가 광고를 크게 줄여야 했던 2020년에는 조금 다른 질문이 생겼습니다. 돈을 쓰지 않아도 우리를 찾아오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광고를 줄일 수밖에 없었던 해

코로나19로 여행이 멈추자 에어비앤비는 2020년 3월 퍼포먼스마케팅 지출을 중단하고 마케팅 방향을 바꿨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브랜드와 퍼포먼스마케팅을 합친 비용은 2019년 약 11억4천만 달러에서 2020년 약 4억8천만 달러로 줄었습니다. 무려 58% 감소입니다.

이 숫자를 ‘광고를 끊었더니 잘됐다’는 성공담으로 읽으면 맥락을 놓칩니다. 당시에는 광고 효율을 시험하려고 예산을 뺀 게 아니었습니다. 여행 수요 자체가 무너졌고, 회사는 생존을 위해 비용을 줄여야 했습니다. 수요가 사라진 시장에서 예약을 재촉하는 광고는 예전처럼 작동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그럼에도 이 시기가 드러낸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에어비앤비는 이미 사람들이 이름을 기억하고 직접 찾는 브랜드였습니다. 낯선 사람의 집에 머문다는 선택을 가능하게 만든 것은 검색 광고 문구 한 줄보다 숙소 사진, 후기, 호스트 경험, 그리고 오랫동안 쌓인 신뢰에 가까웠죠. 광고 예산을 줄일 여지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이전에 만들어 둔 자산을 보여줍니다.

예약 증가를 광고의 승리로 읽으면 곤란하다

2021년 에어비앤비의 예약 숙박일·체험 좌석 수는 약 3억60만 건으로, 2020년 약 1억9,320만 건보다 56% 늘었습니다. 하지만 2019년의 약 3억2,690만 건과 비교하면 여전히 8% 적었습니다. 여행 제한이 풀리며 수요가 돌아온 효과, 가까운 곳에서 오래 머무는 여행 방식의 변화도 함께 봐야 합니다. 마케팅 방식 하나가 회복을 전부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이런 구분은 실무에서도 중요합니다. 광고 관리자 화면에 찍힌 예약 1,000건이 모두 광고 덕분에 생겼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원래 에어비앤비를 예약하려던 사람이 브랜드 이름을 검색한 뒤 광고를 눌렀을 수도 있거든요. 이 경우 광고는 마지막 클릭을 가져갔지만, 구매할 마음은 그보다 먼저 만들어졌습니다.

가령 어떤 숙박 브랜드가 브랜드명 검색 광고에 1,000만 원을 쓰고 예약 500건을 기록했다고 해봅시다. 화면에는 예약 한 건당 광고비가 2만 원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같은 지역에서 광고를 잠시 줄였을 때 전체 예약이 50건만 감소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새로 만든 예약에 쓴 비용은 건당 20만 원인 셈입니다. 가상의 계산이지만, 클릭 기록과 실제로 더해진 매출이 왜 다른지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에어비앤비가 팔아온 것은 빈방만이 아니다

에어비앤비가 2021년 연차보고서에서 설명한 역할 구분도 눈에 띕니다. 퍼포먼스마케팅은 예약 의사가 높은 잠재 고객의 방문을 더하고, 브랜드 마케팅은 호스트와 게스트에게 이 서비스가 왜 다른지 알리는 데 쓰인다는 겁니다. 둘은 서로 대체하는 예산 항목이라기보다, 고객이 예약하기 전 서로 다른 순간에 일을 합니다.

특히 숙박은 클릭 뒤 바로 결제되는 물건이 아닙니다. 사진과 가격을 보고, 위치를 확인하고, 후기를 읽습니다. 처음 쓰는 사람이라면 취소나 안전 문제도 걱정하죠. ‘현지인처럼 머문다’는 기대를 광고가 불러올 수는 있어도, 실제 숙소 경험이 그 약속을 받쳐주지 못하면 다음 예약은 멀어집니다.

그래서 저는 숙박 브랜드의 성과를 볼 때 첫 예약당 광고비 옆에 재예약률과 불만 처리 경험을 같이 놓습니다. 할인으로 얻은 첫 예약 100건과, 좋은 숙박 뒤 다시 돌아온 고객 30명은 같은 표 안에 있어도 성격이 다릅니다. 후자는 다음 광고비를 줄일 가능성까지 품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약속이 운영에서 지켜질 때 생기는 효과입니다.

줄였다가 다시 쓴 돈이 말해주는 것

에어비앤비는 퍼포먼스마케팅을 영원히 끊지 않았습니다. 같은 공시에 잡힌 브랜드·퍼포먼스마케팅 비용은 2021년 약 7억2천만 달러, 2022년 약 10억3천만 달러로 다시 늘었습니다. 수요가 돌아오고 캠페인과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자 마케팅에도 더 투자한 겁니다. 광고를 줄인 경험이 곧 광고의 무용함을 입증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실무에서 더 어려운 일은 예산을 켜고 끄는 결정 사이에 있습니다. 이미 브랜드를 아는 사람의 검색까지 성과로 세고 있지는 않은지, 광고로 데려온 고객이 실제로 다시 오는지, 광고에서 한 약속을 제품과 서비스가 지키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매체별 클릭 수만 보면 빠르지만, 이런 질문을 건너뛰면 효율 좋은 캠페인을 돌리면서도 브랜드는 약해질 수 있습니다.

에어비앤비의 2020년은 특수한 해였습니다. 팬데믹이라는 외부 충격도 있었고, 오래 쌓인 인지도도 있었습니다. 작은 브랜드가 광고비를 똑같이 줄인다고 같은 결과를 얻지는 못할 겁니다. 제가 이 사례에서 오래 붙잡는 장면은 숫자보다 그 질문입니다. 광고가 멈췄을 때도 고객이 기억하는 약속이 있는가. 퍼포먼스마케팅의 비용은 그때 비로소 제대로 읽힙니다.

퍼포먼스마케팅을 줄인 에어비앤비의 속사정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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