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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텐시에이터라는 말이 브랜드 회의실에 들어왔을 때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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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텐시에이터라는 말이 브랜드 회의실에 들어왔을 때 생긴 일

요즘 회의실에서 자주 들리는 이상한 단어

얼마 전 한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미팅에 들어갔는데, 제품 설명서 첫 줄에 ‘포텐시에이터’라는 단어가 크게 박혀 있었습니다. 순간 분위기가 묘했어요. 다들 고개는 끄덕이는데, 정작 이 단어가 소비자에게 어떤 약속으로 들릴지는 아무도 바로 말하지 못했습니다.

포텐시에이터는 쉽게 말하면 어떤 성분이나 기능의 가능성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뜻합니다. 의학이나 생화학 쪽에서는 특정 작용을 강화하는 물질을 말할 때 쓰이기도 하고, 마케팅에서는 ‘잠재력을 증폭시키는 것’이라는 뉘앙스로 번역됩니다. 그런데 브랜드 언어로 들어오면 문제가 조금 달라집니다. 전문 용어가 멋있어 보이는 순간, 소비자는 멀어질 수 있거든요.

제가 12년 동안 브랜드를 보면서 배운 게 하나 있습니다. 어려운 단어는 브랜드를 고급스럽게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책임을 흐리게 만들기도 합니다. 특히 포텐시에이터처럼 뭔가 있어 보이지만 바로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 단어는 더 그렇습니다.

포텐시에이터는 기능이 아니라 약속에 가깝다

브랜드 입장에서 포텐시에이터라는 말이 매력적인 이유는 분명합니다. ‘강화’, ‘증폭’, ‘활성’, ‘잠재력’ 같은 단어를 한 번에 품고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비타민 제품이라면 흡수율을 높인다고 말할 수 있고, 스킨케어라면 유효 성분의 작용을 돕는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교육 서비스라면 학습자의 잠재력을 끌어올린다는 메시지도 가능합니다.

근데 소비자가 듣는 건 조금 다릅니다. 소비자는 ‘그래서 내 몸에, 내 피부에, 내 생활에 뭐가 달라지는데?’를 묻습니다. 제품 개발팀은 작용 기전을 말하고 싶어 하고, 브랜드팀은 차별성을 말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구매자는 대개 3초 안에 자기 언어로 번역되지 않는 메시지를 지나칩니다.

실제 시장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많았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이 커질 때 ‘장내 미생물 균형’이라는 말보다 ‘가벼운 아침’이나 ‘편한 하루’ 같은 표현이 더 빨리 퍼졌습니다. 화장품에서도 ‘펩타이드 복합체’보다 ‘탄력’이라는 단어가 먼저 기억됩니다. 기능은 연구실에서 출발하지만, 브랜드는 생활 장면에서 완성됩니다.

성공한 브랜드는 어려운 단어를 그냥 밀어붙이지 않았다

포텐시에이터 같은 개념을 잘 쓰는 브랜드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전문성을 버리지 않되,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는 장면으로 바꿉니다. 나이키가 ‘퍼포먼스 향상 기술’을 말할 때도 결국 소비자가 기억하는 건 더 멀리 뛰고, 더 오래 달리고, 어제보다 나아지는 자기 모습입니다.

레드불도 좋은 비교 사례입니다. 카페인과 타우린의 기능을 길게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날개를 달아준다’는 비유를 선택했죠. 과학적으로 완벽한 문장은 아니지만, 브랜드 약속으로는 강했습니다. 소비자는 성분표보다 순간의 기분을 먼저 삽니다.

반대로 실패하는 브랜드는 전문 용어를 방패처럼 씁니다. ‘독자 개발 포텐시에이터 시스템’, ‘차세대 바이오 액티베이션’, ‘멀티 시너지 컴플렉스’ 같은 표현을 겹겹이 쌓아 올립니다. 내부에서는 대단해 보이지만, 밖에서는 비슷한 말의 소음으로 들립니다. 솔직히 소비자는 그런 문장을 읽고 나서도 제품을 써야 할 이유를 잡지 못합니다.

포텐시에이터를 팔려면 먼저 무엇을 키울지 말해야 한다

브랜드가 포텐시에이터를 메시지로 쓰고 싶다면 출발점은 단어가 아니라 대상입니다. 무엇의 가능성을 키우는가. 흡수율인가, 집중력인가, 피부 컨디션인가, 운동 지속 시간인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포텐시에이터는 그럴듯한 포장지로 끝납니다.

제가 현장에서 자주 쓰는 체크포인트는 단순합니다.

  • 소비자가 이 단어를 자기 문제와 바로 연결할 수 있는가
  • 강화된다는 대상이 구체적인가
  • 수치나 비교 사례로 설명할 근거가 있는가
  • 브랜드가 과장 없이 계속 반복할 수 있는 약속인가

예를 들어 ‘흡수 포텐시에이터’라고 말하는 것보다 ‘같은 양을 먹어도 흡수 설계가 다른 제품’이라고 말하는 편이 낫습니다. ‘피부 포텐시에이터’보다 ‘탄력 성분이 머무는 시간을 고려한 설계’가 더 선명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소비자는 광고 문구에는 관대할 수 있어도, 배신감에는 꽤 오래 기억합니다.

멋진 단어보다 오래 남는 약속

포텐시에이터는 잘 쓰면 좋은 단어입니다. 특히 기술 기반 브랜드나 건강, 뷰티, 스포츠, 교육 분야에서는 꽤 강력한 프레임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직접 대체하지 않는다. 대신 원래 가진 힘이 더 잘 발휘되게 돕는다’는 태도는 요즘 소비자에게도 잘 맞습니다.

다만 이 단어가 브랜드의 중심에 서려면 조건이 있습니다.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실제 경험으로 이어져야 하며, 반복해서 말해도 빈말처럼 들리지 않아야 합니다. 브랜드는 단어를 소유하는 게 아니라 기대를 관리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저는 포텐시에이터라는 말을 볼 때마다 먼저 묻습니다. 이 브랜드는 무엇을 증폭시키겠다는 걸까. 그리고 그 증폭을 소비자가 정말 느낄 수 있을까. 답이 선명한 브랜드는 어려운 단어를 써도 살아남고, 답이 흐린 브랜드는 쉬운 단어를 써도 금방 잊힙니다. 결국 시장에서 오래 남는 건 멋진 표현보다 약속을 지킨 경험 쪽입니다.

포텐시에이터라는 말이 브랜드 회의실에 들어왔을 때 생긴 일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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