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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스 캠코더를 보고 나서야 이해한, 이 작은 사은품의 진짜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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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스 캠코더를 보고 나서야 이해한, 이 작은 사은품의 진짜 역할

얼마 전 중고거래 앱을 보다가 ‘멘토스 캠코더’라는 물건을 봤습니다. 가격은 몇만 원대였고, 설명에는 작동 확인만 했다는 말과 SD카드, 건전지 이야기가 붙어 있었죠. 솔직히 처음엔 웃겼습니다. 사탕 브랜드가 캠코더라니. 그런데 브랜드 일을 오래 하다 보면 이런 물건 앞에서 괜히 멈추게 됩니다. 이건 단순한 굿즈가 아니라,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어떤 장면을 약속했는지 보여주는 작은 증거물에 가깝거든요.

멘토스는 원래 ‘맛’보다 ‘순간’을 팔았다

멘토스의 출발은 1960년대 롤 형태의 캔디였습니다. 제품만 놓고 보면 대단히 복잡한 카테고리는 아닙니다. 작고, 싸고, 편의점에서 쉽게 집을 수 있고, 먹는 데 1분도 걸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멘토스가 오래 살아남은 이유는 단맛이나 상쾌함만 말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멘토스가 밀었던 ‘Freshmaker’ 캠페인은 꽤 노골적이었습니다. 난처한 상황에서 멘토스를 먹으면 갑자기 머리가 트이고, 재치 있는 해결책이 나오고, 분위기가 반전됩니다. 지금 보면 조금 과장되고 촌스럽습니다. 근데 바로 그 촌스러움이 브랜드 자산이 됐습니다. 멘토스는 ‘입이 상쾌해진다’가 아니라 ‘순간을 가볍게 뒤집는다’는 약속을 반복했거든요.

국내 공식 소개 자료에서도 멘토스는 전 세계 150여 개국에서 판매되는 브랜드로 소개됩니다. 초당 25개 판매 같은 수치도 자주 따라붙습니다. 이런 숫자는 규모를 말해주지만, 브랜드의 힘을 전부 설명하진 못합니다. 진짜 흥미로운 건 멘토스가 작은 캔디를 계속 ‘행동을 유발하는 물건’처럼 다뤄왔다는 점입니다.

왜 하필 캠코더였을까

캠코더는 요즘 기준으로 보면 애매한 물건입니다. 스마트폰이 있는데 굳이 별도 카메라를 들 이유가 없죠. 그래서 더 재밌습니다. 멘토스 캠코더가 고성능 기기라서 의미 있는 게 아니라, ‘기록하고 놀 수 있는 핑계’를 제공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브랜드 굿즈는 크게 두 종류로 갈립니다. 하나는 로고를 크게 붙여 노출량을 노리는 물건입니다. 텀블러, 파우치, 스티커가 여기에 가깝습니다. 다른 하나는 브랜드가 주장하는 태도를 사용 경험으로 바꾸는 물건입니다. 멘토스 캠코더는 후자에 가깝습니다. 멘토스가 말해온 신선함, 장난기, 순간의 반전이라는 자산을 ‘찍고 남기는 놀이’로 번역한 셈이죠.

사실 사탕을 먹는 행위는 너무 짧습니다. 구매도 짧고, 섭취도 짧고, 기억도 금방 흐려집니다. 그런데 캠코더 같은 사은품은 시간을 늘립니다. 제품을 산 순간 이후에도 만지고, 켜보고, 친구에게 보여주고, 찍은 영상을 다시 확인하게 만듭니다. 브랜드 경험의 체류 시간이 갑자기 길어지는 겁니다.

멘토스가 잘했던 건 ‘소비자 참여’의 감각이었다

멘토스는 오래전부터 소비자를 구경꾼으로만 두지 않았습니다. 2008년 영국에서 진행된 키스캠 디지털 캠페인은 웹캠을 활용해 사용자가 화면 속 경험에 직접 끼어드는 방식이었습니다. 지금 보면 기술적으로 놀랍다기보다, 당시 브랜드들이 디지털 참여를 어떻게 상상했는지 보여주는 사례에 가깝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기술이 아닙니다. ‘멘토스를 먹으면 뭔가 해도 된다’는 분위기입니다. 장난을 걸어도 되고, 어색한 상황을 넘겨도 되고, 가볍게 자신을 드러내도 된다는 허락. 멘토스 캠코더도 같은 문법 안에 있습니다. 브랜드가 카메라를 준다는 건 결국 소비자에게 “너의 순간을 만들어봐”라고 말하는 행동이니까요.

  • 제품은 짧게 소비되지만, 굿즈는 오래 남는다.
  • 로고 노출보다 중요한 건 브랜드다운 사용 상황이다.
  • 저가 굿즈라도 브랜드 약속과 맞으면 기억 장치가 된다.
  • 멘토스의 장난스러운 톤은 캠코더라는 물건과 꽤 잘 맞는다.

하지만 굿즈가 브랜드를 대신할 수는 없다

여기서 조심할 지점도 있습니다. 굿즈는 브랜드의 인기를 증명하는 도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브랜드의 약속이 이미 선명할 때만 힘을 냅니다. 약속이 흐릿한 브랜드가 캠코더를 만들면 그냥 판촉물입니다. 반대로 멘토스처럼 오랫동안 ‘상쾌한 반전’과 ‘가벼운 자신감’을 말해온 브랜드가 만들면, 조금 엉뚱해도 납득이 됩니다.

브랜드 현장에서 자주 보는 실수가 있습니다. 굿즈가 잘 팔렸으니 브랜드가 강해졌다고 착각하는 겁니다. 실제로는 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브랜드가 이미 어떤 감정을 갖고 있어서 굿즈가 팔리는 겁니다. 멘토스 캠코더도 그 자체로 멘토스를 성공시킨 주인공은 아닙니다. 다만 멘토스가 어떤 방향의 브랜드였는지 꽤 선명하게 보여주는 소품입니다.

작은 사은품이 오래 기억되는 이유

사람들은 대단한 캠페인보다 자기 손에 들어온 이상한 물건을 더 오래 기억할 때가 있습니다. 특히 그 물건이 브랜드의 성격과 묘하게 맞아떨어지면 기억은 더 질깁니다. 멘토스 캠코더가 중고거래 시장에서 다시 눈에 띄는 것도 그래서 흥미롭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그냥 사은품이었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멘토스다운 장난’의 물증이 된 겁니다.

브랜드는 거창한 선언보다 이런 작은 선택에서 더 많이 드러납니다. 어떤 사은품을 만들었는지, 소비자에게 어떤 행동을 기대했는지, 그 물건이 제품의 세계관과 연결되는지. 멘토스 캠코더를 보고 나니, 좋은 굿즈는 비싼 물건이 아니라 브랜드가 한 약속을 손에 잡히게 만드는 물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탕 하나가 남기는 시간은 짧지만, 잘 만든 장난은 생각보다 오래 갑니다.

멘토스 캠코더를 보고 나서야 이해한, 이 작은 사은품의 진짜 역할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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