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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포즈 말차를 마셔봤더니, 2,500원짜리 신메뉴에 숨은 브랜드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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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포즈 말차를 마셔봤더니, 2,500원짜리 신메뉴에 숨은 브랜드 계산

얼마 전 점심시간에 컴포즈커피 앞을 지나가는데, 키오스크 첫 화면을 말차가 거의 점령하고 있더군요. 저가 커피 브랜드에서 말차라니.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말차는 대형 카페나 디저트 카페의 프리미엄 메뉴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2,500원짜리 메뉴로 내려왔습니다. 이 변화가 꽤 흥미로웠습니다.

브랜드 기획자로 오래 일하다 보면 신메뉴 하나도 그냥 맛으로만 보이지 않습니다. 왜 지금 이걸 냈는지, 누구를 끌어오려는지, 가격은 왜 이렇게 잡았는지부터 보게 됩니다. 컴포즈 말차도 그렇습니다. 단순히 말차 유행에 올라탄 메뉴라기보다, 저가 커피 브랜드가 자기 약속을 크게 흔들지 않으면서 객단가와 이미지를 동시에 올리려는 시도로 보였습니다.

컴포즈가 말차를 고른 건 꽤 현실적인 선택이었다

컴포즈커피의 강점은 명확합니다. 싸고, 양이 크고, 접근성이 좋습니다. 이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해온 약속은 대단히 단순합니다.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커피. 그런데 이 약속은 장점이면서 동시에 한계가 됩니다. 가격으로 기억되는 브랜드는 가격을 올리기 어렵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만들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말차는 이 빈틈을 메우기 좋은 소재입니다. 커피가 아니면서도 카페인이 있고, 디저트처럼 달게 만들 수 있고, 색감도 강합니다. 특히 초록색은 사진에서 바로 튑니다. 메뉴판에서, 키오스크에서, 손에 들린 컵에서 존재감이 큽니다. 광고비를 크게 쓰지 않아도 소비자가 알아서 찍고 공유하기 좋은 소재라는 뜻입니다.

컴포즈가 2026년 3월 선보인 말차 메뉴는 4종으로 알려졌습니다. 에어레이팅 꿀 말차, 어센틱 말차 라떼, 크림 말차 라떼, 말차샷 유자 스무디. 가격대는 2,500원부터 4,800원까지입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건 말차를 하나의 맛으로 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저칼로리 느낌, 정통 라떼, 크림 디저트, 상큼한 스무디까지 소비 상황을 쪼개서 들어갔습니다.

2,500원 말차가 하는 일

에어레이팅 꿀 말차가 2,500원이라는 건 꽤 상징적입니다. 말차 메뉴를 궁금해하는 사람에게 진입장벽을 거의 없애는 가격이기 때문입니다. 스타벅스나 디저트 카페에서 말차 라떼를 주문하면 6천 원대가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그 시장에서 2,500원은 가격표 자체가 광고 문장입니다.

근데 더 중요한 건 가장 싼 메뉴 하나가 전체 라인업을 가볍게 만들어준다는 점입니다. 소비자는 3,900원짜리 크림 말차 라떼를 봐도 비싸다고 느끼기보다, 말차 메뉴가 2,500원부터 있다는 인상을 먼저 받습니다. 브랜드는 이 기준점을 만들어놓고 그 위에 더 달고, 더 진하고, 더 디저트다운 메뉴를 얹을 수 있습니다.

  • 에어레이팅 꿀 말차: 가볍게 시도하는 입문 메뉴
  • 어센틱 말차 라떼: 익숙한 말차 라떼 수요를 받는 메뉴
  • 크림 말차 라떼: 디저트 음료로 객단가를 올리는 메뉴
  • 말차샷 유자 스무디: 호기심과 계절감을 담당하는 메뉴

이 구성은 편의점 신제품보다 카페 메뉴 전략에 가깝습니다. 하나의 유행어를 네 가지 사용 장면으로 나눴고, 그 안에서 소비자가 자기 취향을 고르게 만들었습니다. 저가 커피 브랜드가 신메뉴를 낼 때 자주 하는 실수는 그냥 싸게만 내는 겁니다. 하지만 싸기만 하면 기억에 남지 않습니다. 컴포즈 말차는 가격은 낮추되 선택지는 넓혔다는 점에서 꽤 영리합니다.

말차는 맛보다 이미지가 먼저 움직인다

솔직히 말차 음료는 호불호가 강합니다. 쌉싸름함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풀 맛 같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대중 브랜드가 말차를 다룰 때는 진짜 진한 말차보다 달고 부드러운 말차가 팔리기 쉽습니다. 컴포즈도 이 지점을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크림, 꿀, 유자 같은 단어를 붙여 말차의 낯섦을 낮췄습니다.

브랜드 관점에서 보면 이건 맛의 타협이 아니라 시장 확장입니다. 말차 마니아만 겨냥하면 시장이 좁습니다. 반대로 말차를 잘 모르는 사람도 주문하게 만들려면 익숙한 단맛과 질감이 필요합니다. 크림 말차 라떼 같은 메뉴가 대표적입니다. 말차의 쌉싸름함보다 크림의 부드러움이 먼저 오고, 소비자는 자신이 꽤 트렌디한 메뉴를 마셨다고 느낍니다.

여기서 컴포즈가 얻는 이미지는 단순합니다. 싸기만 한 브랜드가 아니라, 요즘 메뉴도 꽤 빠르게 내는 브랜드. 이 인식은 저가 커피 시장에서 중요합니다. 메가커피, 빽다방, 더벤티 같은 브랜드들이 비슷한 가격대와 큰 용량으로 경쟁하는 상황에서 신메뉴 감도는 차별화 포인트가 됩니다. 소비자는 매일 아메리카노를 사러 가지만, 브랜드를 다시 기억하게 만드는 건 시즌 메뉴인 경우가 많습니다.

스탬프 이벤트까지 붙인 이유

말차 신메뉴 출시 초기에 스탬프 10개 적립 이벤트가 붙었다는 점도 눈에 들어옵니다. 음료 한 잔 구매에 아메리카노 한 잔 교환권에 가까운 혜택을 주는 구조였습니다. 이건 단순 할인보다 훨씬 똑똑한 방식입니다. 가격을 깎으면 메뉴 가치가 낮아 보일 수 있지만, 스탬프를 주면 앱 사용과 재방문을 동시에 만들 수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앱 회원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한 번 가입한 고객은 쿠폰, 스탬프, 신메뉴 알림을 통해 다시 불러올 수 있습니다. 특히 저가 커피는 충성도보다 동선이 강한 업종입니다. 회사 앞에 있으면 사고, 없으면 안 삽니다. 이 약한 관계를 앱으로 조금이라도 묶어두려는 시도가 필요합니다.

말차는 그 미끼로 괜찮았습니다. 기존 아메리카노 고객에게 새로운 시도를 만들고, 한동안 앱을 안 켰던 사람에게 재방문 명분을 줍니다. 실제로 신메뉴 첫 구매 혜택은 소비자의 행동을 빠르게 만듭니다. 지금 안 사면 손해 보는 느낌이 생기니까요. 브랜드가 맛만 팔았다기보다 행동을 설계했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컴포즈 말차가 보여준 저가 커피의 다음 경쟁

저가 커피 시장은 더 이상 아메리카노 가격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커피 한 잔이 1,500원인지 1,800원인지도 중요하지만, 소비자가 매장에 들어왔을 때 다른 메뉴를 하나 더 고를 이유가 있는지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원가 압박은 커지고, 임대료와 인건비는 내려가지 않습니다. 결국 브랜드는 기본 커피로 방문을 만들고, 시즌 음료로 객단가를 올려야 합니다.

컴포즈 말차는 이 흐름 안에서 나온 꽤 현실적인 카드입니다. 프리미엄 소재처럼 보이는 말차를 대중 가격으로 낮추고, 여러 맛으로 쪼개고, 이벤트로 첫 구매를 밀었습니다. 아주 혁신적인 캠페인은 아닙니다. 하지만 브랜드가 자기 체급을 알고 움직였다는 점이 좋습니다. 컴포즈가 갑자기 고급 티 브랜드처럼 말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너무 싸구려처럼 굴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숙제도 있습니다. 말차 메뉴가 단발성 유행으로 끝나면 소비자는 또 다른 신메뉴를 기다릴 뿐입니다. 진짜 브랜드 자산이 되려면 반복 구매가 남아야 합니다. 가격 때문에 한 번 마신 사람이 맛 때문에 다시 사는지, 혹은 이벤트가 끝나면 조용히 사라지는지. 그 차이가 신메뉴 장사와 브랜드 성장의 갈림길입니다.

개인적으로 컴포즈 말차는 완벽한 메뉴라기보다 저가 커피 브랜드가 앞으로 어디서 돈을 벌어야 하는지 보여준 사례에 가깝다고 봅니다. 싸다는 약속은 유지하되, 싸게만 보이지 않게 만드는 것. 이 균형을 잡는 브랜드가 앞으로도 오래 버틸 가능성이 큽니다.

컴포즈 말차를 마셔봤더니, 2,500원짜리 신메뉴에 숨은 브랜드 계산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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