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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요피뇨가 치킨 신메뉴를 넘어 브랜드 약속이 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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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요피뇨가 치킨 신메뉴를 넘어 브랜드 약속이 된 이야기

얼마 전 배달앱을 보다가 푸라닭의 마요피뇨를 다시 보게 됐습니다. 처음엔 이름이 먼저 걸렸어요. 마요네즈와 할라피뇨를 붙인 듯한 직관적인 이름인데, 이상하게 그냥 장난스러운 메뉴명으로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12년 동안 브랜드 캠페인과 신제품 론칭을 지켜보면, 잘 팔리는 메뉴는 맛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치킨처럼 선택지가 과잉인 시장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소비자는 배고파서 주문하지만, 브랜드는 그 순간에 자기 약속을 증명해야 하거든요.

고추마요의 성공 위에 올라탄 듯하지만, 사실은 다른 게임

푸라닭은 이미 고추마요라는 강한 자산을 갖고 있었습니다. 치킨 시장에서 ‘마요’는 꽤 익숙한 코드입니다. 고소하고, 달고, 느끼할 수 있는데 매운맛이 그걸 잡아주면 재주문이 생깁니다. 그런데 마요피뇨는 단순히 고추마요의 확장판처럼 보이면서도 포지션은 조금 다릅니다.

이 메뉴는 2026년 2월 5일 출시됐고, 안성재 셰프와 협업한 첫 번째 ‘마스터’ 메뉴로 소개됐습니다. 특제 마요소스, 사워크림과 생크림 계열의 드리즐, 할라피뇨, 크루통, 그리고 별도 제공되는 악마소스까지. 조합만 보면 치킨이라기보다 샐러드 바, 브런치 플레이트, 혹은 캐주얼 파인다이닝의 언어에 가깝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푸라닭이 ‘새로운 맛’을 낸 게 아니라, 기존에 밀어오던 ‘치킨, 요리가 되다’라는 약속을 제품 안에 다시 집어넣었다는 점입니다. 브랜드 슬로건은 광고 문장이 아니라 검증받아야 하는 청구서입니다. 마요피뇨는 그 청구서를 맛, 식감, 협업 인물, 메뉴명으로 한 번에 제출한 사례에 가깝습니다.

안성재 셰프를 모델이 아니라 장치로 쓴 방식

유명인을 쓰는 브랜드는 많습니다. 그런데 셀럽 협업이 실패하는 이유도 대체로 비슷합니다. 얼굴은 빌렸는데 제품에서 그 사람의 이유가 느껴지지 않는 겁니다. 소비자는 생각보다 냉정합니다. 광고에서 아무리 진정성을 말해도, 한입 먹었을 때 ‘이 사람이 왜 여기에 있지?’라는 질문이 남으면 협업은 포스터로 끝납니다.

마요피뇨에서 안성재 셰프의 역할은 단순 모델보다 ‘품질 보증 장치’에 가깝게 설계됐습니다. 미쉐린 쓰리스타 출신 셰프라는 배경은 프리미엄 치킨 브랜드가 하고 싶은 말을 짧게 압축합니다. 푸라닭이 검정 패키지와 오븐-후라이드 조리법으로 만들어온 고급 이미지를 셰프의 권위가 한 번 더 밀어주는 구조죠.

물론 이 전략은 위험도 있습니다. 셰프의 이름을 붙이면 기대값이 올라갑니다. 기대값이 올라가면 맛의 평가는 더 가혹해집니다. 그냥 맛있는 치킨이면 될 메뉴가 ‘셰프가 만든 치킨’으로 평가받기 시작하니까요. 그래서 크루통 같은 식감 장치, 사워크림의 산미, 할라피뇨의 매운맛처럼 설명 가능한 요소를 여러 겹 넣은 선택은 꽤 계산적입니다. 소비자가 ‘뭔가 다르다’고 말할 근거를 만들어준 셈입니다.

숫자는 운도 말하지만, 설계도 말한다

출시 후 반응은 빠르게 올라왔습니다. 푸라닭 발표와 여러 보도에 따르면 마요피뇨는 출시 일주일 만에 10만 마리 판매를 기록했고, 17일 만에 20만 개, 3월 초 기준 누적 30만 개를 넘어섰습니다. 전국 700여 개 가맹점 기준으로 일주일 동안 매장당 평균 150마리 이상 팔렸다는 수치도 나왔습니다.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신메뉴가 초반에 튀는 건 드문 일은 아니지만, 이 속도는 꽤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저는 이런 숫자를 볼 때 늘 운을 같이 봅니다. 2025년 이후 셰프 IP에 대한 대중 관심이 커졌고, 프리미엄 외식 경험을 집에서 재현하려는 욕구도 강해졌습니다. 배달 치킨 가격이 이미 2만 원대를 넘어선 상황에서 소비자는 ‘비싸다’고만 말하지 않습니다. 그 가격을 납득시킬 장면을 찾습니다. 마요피뇨는 그 타이밍을 잘 탔습니다.

  • 기존 자산: 고추마요로 검증된 마요와 매운맛의 조합
  • 새로운 권위: 안성재 셰프라는 신뢰 신호
  • 제품 장치: 크루통, 할라피뇨, 사워크림으로 만든 식감과 산미
  • 브랜드 문맥: ‘치킨을 요리처럼’ 보이게 하려는 푸라닭의 오래된 방향

이 네 가지가 동시에 맞아떨어졌습니다. 신메뉴가 잘된 이유를 하나로만 말하면 오히려 얕아집니다. 마케팅은 대개 여러 조건이 같은 방향을 볼 때 성과가 납니다.

마요피뇨가 보여준 프리미엄의 진짜 조건

프리미엄은 가격을 올린다고 생기지 않습니다. 포장을 검게 만들고, 모델을 유명인으로 세우고, 메뉴 설명에 어려운 단어를 넣는다고 완성되는 것도 아닙니다. 소비자가 프리미엄으로 받아들이는 순간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아, 이 브랜드가 왜 이 가격을 받는지 알겠다’고 느끼는 순간입니다.

마요피뇨는 그 지점에서 꽤 영리했습니다. 마요의 부드러움은 대중적이고, 할라피뇨는 익숙한 매운맛입니다. 그런데 사워크림과 생크림 계열의 소스, 크루통 토핑을 더하면서 평범한 치킨과 다른 표정을 만들었습니다. 너무 낯설지 않게, 하지만 그냥 흔하다고 느껴지지 않게. 이 균형이 브랜드 기획에서 제일 어렵습니다.

근데 약점도 분명합니다. 마요 기반 메뉴는 쉽게 무거워집니다. 바질이나 크림 계열의 향이 강하게 느껴지면 호불호가 갈릴 수 있고, 악마소스와 할라피뇨가 느끼함을 잡아준다 해도 모든 소비자에게 가볍게 먹히는 맛은 아닙니다. 그래서 마요피뇨의 흥행이 장기 시그니처로 이어지려면 ‘처음의 신기함’ 다음이 필요합니다. 재주문할 이유가 맛의 쾌감인지, 셰프 협업의 화제성인지, 브랜드 경험의 만족인지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브랜드가 약속을 지킬 때 메뉴는 캠페인이 된다

제가 마요피뇨를 흥미롭게 보는 이유는 이 메뉴가 푸라닭의 말과 행동을 같은 방향으로 맞췄기 때문입니다. 푸라닭은 오래전부터 치킨을 단순 야식이 아니라 하나의 요리 경험처럼 보이게 만들려 했습니다. 패키지, 조리법, 메뉴명, 소스 구성까지 모두 그 방향을 향해 있었죠. 마요피뇨는 그동안 쌓아온 자산 위에 셰프 협업이라는 가속 페달을 붙인 사례입니다.

물론 모든 브랜드가 유명 셰프를 데려온다고 같은 결과를 얻지는 못합니다. 중요한 건 누구와 협업했느냐보다, 그 협업이 브랜드가 하던 말을 더 믿게 만들었느냐입니다. 마요피뇨는 적어도 초반 성과만 놓고 보면 그 질문에 꽤 설득력 있게 답했습니다.

브랜드는 결국 자신이 한 약속을 제품으로 갚아야 합니다. 마요피뇨가 오래 살아남는다면, 그건 안성재 셰프의 이름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소비자가 푸라닭을 주문하면서 ‘여기는 치킨을 조금 다르게 만든다’는 감각을 다시 확인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저는 그 지점이 이번 메뉴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봅니다.

마요피뇨가 치킨 신메뉴를 넘어 브랜드 약속이 된 이야기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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