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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떡파이 두쫀쿠를 먹어봤더니, 오래된 브랜드가 유행을 빌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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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떡파이 두쫀쿠를 먹어봤더니, 오래된 브랜드가 유행을 빌리는 법

얼마 전 편의점 과자 진열대 앞에서 꽤 오래 멈춰 선 적이 있습니다. 익숙한 찰떡파이 박스인데, 색감은 피스타치오 쪽으로 확 바뀌어 있었고 이름 옆에는 사람들이 줄여 부르던 두쫀쿠 감성이 붙어 있더군요. 12년 동안 브랜드 일을 하면서 이런 장면을 자주 봤습니다. 오래된 브랜드가 갑자기 젊어 보이는 순간. 그런데 그게 늘 성공하는 건 아닙니다. 유행을 빌려 입었을 때, 원래 자기 몸에 맞아야 오래 갑니다.

찰떡파이는 원래 쫀득함을 팔던 브랜드였다

찰떡파이의 장점은 사실 새롭지 않습니다. 초콜릿 코팅, 찹쌀떡 같은 식감, 안쪽의 달콤한 크림. 이 조합은 이미 한국 소비자에게 오래 각인돼 있었죠. 문제는 익숙함이었습니다. 익숙한 브랜드는 안정적이지만, 동시에 검색하고 사진 찍고 공유할 이유가 약해집니다.

그런데 두쫀쿠라는 단어가 들어오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두바이 초콜릿 유행은 피스타치오, 카다이프, 진한 초콜릿, 쫀득한 식감이 한 세트처럼 소비된 흐름이었고, 전문점 쿠키는 개당 6천 원에서 8천 원대까지 올라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반면 찰떡파이는 대형마트나 온라인에서 한 박스 단위로 사는 익숙한 과자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싼 유행 디저트를 훨씬 낮은 진입장벽으로 경험하는 셈이죠.

브랜드 관점에서 재미있는 지점은 여기에 있습니다. 찰떡파이가 갑자기 전혀 다른 제품으로 변신한 게 아니라, 원래 갖고 있던 쫀득함을 유행어의 문법으로 다시 번역했다는 점입니다. 오래된 자산을 버리지 않고, 요즘 사람들이 반응하는 언어로 다시 포장한 사례에 가깝습니다.

두쫀쿠 열풍이 찰떡파이에 붙은 이유

두쫀쿠는 이름부터 강합니다. 두바이 쫀득 쿠키를 줄인 말인데,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대략적인 기대감이 생깁니다. 고급스럽고, 달고, 진하고, 쫀득할 것 같은 이미지. 여기에 피스타치오와 카다이프가 붙으면 요즘식 디저트의 조건이 완성됩니다.

찰떡파이가 이 흐름에 올라탄 건 꽤 영리한 선택입니다. 왜냐하면 찰떡파이는 이미 쫀득함이라는 물성을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쿠키 브랜드가 억지로 쫀득함을 설명해야 했다면, 찰떡파이는 소비자가 먹기 전부터 어느 정도 식감을 예상합니다. 브랜드가 새 유행을 받아들일 때 가장 중요한 건 낯선 요소와 익숙한 요소의 비율인데, 이 제품은 그 균형이 나쁘지 않습니다.

  • 익숙한 점: 찰떡파이의 둥근 형태, 초콜릿 코팅, 개별 포장
  • 새로운 점: 피스타치오 풍미, 두바이 디저트 문법, 바삭한 카다이프 이미지
  • 구매 이유: 전문점 디저트보다 낮은 가격 부담, 편의점과 마트 접근성

소비자는 완전히 새로운 제품 앞에서는 망설입니다. 하지만 아는 제품이 살짝 요즘식으로 바뀌면 한 번 집어 봅니다. 이 작은 차이가 매대에서의 승부를 가릅니다.

이 제품의 약속은 고급 디저트가 아니라 대리만족이다

브랜드는 제품을 팔지만, 실제로는 약속을 팝니다. 찰떡파이 두쫀쿠가 소비자에게 건 약속은 “진짜 두바이 디저트와 똑같다”가 아닙니다. 그 약속을 했다면 위험했을 겁니다. 전문점 쿠키의 두께, 버터 향, 카다이프의 바삭함, 피스타치오 스프레드의 밀도까지 똑같이 구현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대신 이 제품이 현실적으로 건 약속은 이쪽에 가깝습니다. 유행하는 두쫀쿠의 기분을 편하게, 여러 개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 저는 이게 훨씬 좋은 포지셔닝이라고 봅니다. 소비자가 8천 원짜리 쿠키를 기대하고 먹으면 실망할 수 있지만, 편의점 과자가 유행 디저트의 분위기를 가져왔다고 생각하면 만족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마케팅에서 자주 실패하는 순간은 욕심이 약속보다 커질 때입니다. ‘프리미엄’이라는 단어를 붙였는데 실제 경험은 평범하거나, ‘원조’처럼 말했는데 소비자는 모방으로 느끼는 순간 브랜드 신뢰가 빠르게 식습니다. 찰떡파이 두쫀쿠는 적어도 제품 구조상 원래 강점과 유행 코드가 맞물려 있습니다. 그래서 억지 콜라보보다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운도 있었다, 하지만 운만은 아니었다

솔직히 말하면 이 흐름에는 운도 있습니다. 두바이 초콜릿 유행이 이렇게 오래 이어질지 아무도 확신하기 어려웠고, 피스타치오와 카다이프 조합이 과자 시장까지 넓어질지도 처음부터 예측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유행은 늘 타이밍의 산물입니다.

그런데 운이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브랜드와 못 잡는 브랜드는 갈립니다. 찰떡파이는 쫀득함이라는 명확한 기억 자산이 있었고, 개별 포장과 박스 판매라는 대량 소비 구조도 있었습니다. 여기에 두쫀쿠라는 검색어가 붙으니, 소비자는 ‘그 비싼 걸 과자로 먹을 수 있나?’라는 호기심을 갖게 됩니다. 이건 광고비로만 만들기 어려운 장면입니다.

다만 리스크도 있습니다. 두바이 디저트 유행이 식으면 제품의 신선도도 같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과제는 유행어를 떼고도 남는 맛의 이유를 만드는 겁니다. 피스타치오맛 찰떡파이로 기억될지, 잠깐 지나간 두쫀쿠 패러디로 기억될지는 여기서 갈립니다.

오래된 브랜드가 젊어지는 방식

브랜드를 오래 다루다 보면, 젊어 보이려고 애쓰는 브랜드와 자연스럽게 젊어지는 브랜드의 차이가 보입니다. 전자는 말투부터 바꾸고, 후자는 자기 강점을 새 맥락에 놓습니다. 찰떡파이 두쫀쿠는 후자에 조금 더 가깝습니다. 찰떡파이의 본질인 쫀득함을 버리지 않았고, 두바이 디저트 유행을 그 위에 얹었습니다.

이런 시도는 대단한 혁신처럼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재 브랜드에서는 이런 작은 재해석이 꽤 중요합니다. 신제품을 완전히 새로 키우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반면 이미 기억된 브랜드는 소비자 머릿속에 들어갈 문 하나를 갖고 있습니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가서 새로운 경험을 얹을 수 있다면, 오래된 브랜드도 다시 대화의 중심에 설 수 있습니다.

찰떡파이 두쫀쿠를 보며 든 생각은 단순했습니다. 브랜드가 젊어지는 건 나이를 숨기는 일이 아니라, 자기가 오래 갖고 있던 약속을 지금의 언어로 다시 말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찰떡파이는 늘 쫀득함을 팔았고, 이번에는 그 쫀득함이 두쫀쿠라는 이름을 만나 잠깐 더 크게 들렸습니다. 다음에도 살아남으려면, 유행의 이름보다 제품을 베어 물었을 때 남는 기억이 더 또렷해야 합니다.

찰떡파이 두쫀쿠를 먹어봤더니, 오래된 브랜드가 유행을 빌리는 법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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