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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메이징 와인을 보며 떠올린, 셀럽 브랜드가 오래가려면 필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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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메이징 와인을 보며 떠올린, 셀럽 브랜드가 오래가려면 필요한 것

얼마 전 편의점 와인 매대를 보다가 엄정화 이름이 붙은 와인을 발견했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또 셀럽 협업이네’ 싶었어요. 그런데 라벨과 라인업을 조금 들여다보니 단순 굿즈처럼 넘기기엔 꽤 영리한 구석이 있었습니다. 이름은 UMAIZING, 한국어로는 엄메이징 와인. 엄정화라는 사람의 이름값에 이탈리아 남부 풀리아의 와이너리 산 마르짜노, 그리고 GS리테일의 유통망이 붙은 프로젝트입니다.

셀럽 와인의 첫 관문은 진정성입니다

셀럽이 만든 술은 늘 같은 의심을 받습니다. 얼굴만 빌린 것 아닌가, 팬덤 판매 아닌가, 맛보다 화제성이 먼저 아닌가. 브랜드 일을 오래 하다 보면 이 질문이 얼마나 중요한지 압니다. 소비자는 생각보다 빨리 알아차립니다. 유명인이 앞에 서 있어도 제품의 약속이 허술하면 첫 구매는 만들 수 있어도 두 번째 구매가 어렵습니다.

엄메이징 와인이 흥미로운 지점은 ‘엄정화가 와인을 좋아한다’는 이미지와 제품 카테고리 사이의 간격이 크지 않다는 점입니다. 보도된 내용 기준으로 엄정화는 1년 이상 준비 과정에 참여했고, 현지 와이너리를 방문해 포도 재배와 원액 선택 과정에도 관여했습니다. 이 부분은 마케팅 문장으로만 보면 익숙하지만, 브랜드 설계 관점에서는 꽤 중요합니다. 이름을 빌려준 제품이 아니라 취향을 번역한 제품이라는 인상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4종 라인업은 ‘한 병’보다 ‘취향 지도’를 팔고 있습니다

엄메이징 와인은 선셋 오브 타란토, 가든 오브 마세리아, 소뇨 디 마레, 피치카까지 4종으로 나왔습니다. 레드 2종, 화이트 1종, 스파클링 1종의 구성입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건 와인명을 모두 기능적으로 붙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달다’, ‘묵직하다’, ‘가성비 좋다’ 같은 설명 대신 장소와 감정의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건 와인을 잘 아는 사람보다 와인을 고르는 순간이 어려운 사람에게 더 잘 먹히는 방식입니다. 와인 초심자는 품종보다 장면을 기억합니다. 바닷가 느낌의 화이트, 해 질 녘에 어울리는 레드, 식전 분위기를 띄우는 스파클링처럼요. 실제 판매 채널에서도 일부 기본 라인업은 2만 원대, 프리미엄 성격의 선셋 오브 타란토는 더 높은 가격대로 보입니다. 가격 사다리를 만들어 둔 셈입니다.

  • 가든 오브 마세리아: 레드, 비교적 접근 가능한 가격대
  • 소뇨 디 마레: 화이트, 선물과 입문 수요를 동시에 노린 포지션
  • 피치카: 스파클링, 파티 이미지와 가장 잘 맞는 제품
  • 선셋 오브 타란토: 레드, 라인업 안에서 상위 가격 인상을 담당

편의점 유통은 약점이 아니라 전략입니다

예전 같으면 셀럽 와인이 백화점 와인숍이나 고급 레스토랑에 먼저 들어갔을 겁니다. 그래야 ‘있어 보인다’고 믿었으니까요. 그런데 요즘 주류 브랜드의 싸움터는 꽤 많이 바뀌었습니다. GS25, GS더프레시, 와인25플러스, 카카오톡 선물하기 같은 채널은 단순 판매처가 아니라 발견의 매장입니다. 소비자가 검색하고, 예약하고, 픽업하고, 선물하는 흐름이 한 번에 이어집니다.

브랜드 입장에서 이건 큰 장점입니다. 엄정화 팬이 아니어도 편의점 앱에서 신상품으로 발견할 수 있고, 와인 애호가가 아니어도 선물하기 문맥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와인은 여전히 진입장벽이 있는 카테고리입니다. 그래서 ‘믿을 만한 얼굴’과 ‘익숙한 구매 동선’이 만나면 심리적 거리가 확 줄어듭니다. 고급스럽게만 보이려 했다면 놓쳤을 소비자를 가져올 수 있는 구조죠.

론칭 파티는 화제성보다 관계 자산의 전시였습니다

엄메이징 출시 파티에는 송혜교, 고현정, 정재형, 강민경, 김완선, 김민하, 김재중 등 여러 이름이 등장했습니다. 보통 이런 장면은 ‘인맥이 화려하다’로 소비됩니다. 그런데 마케팅 기획자 입장에서는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브랜드가 막 태어나는 순간, 어떤 사람들이 그 자리에 있었는지가 브랜드의 첫 사회적 증거가 됩니다.

물론 여기에는 운도 있습니다. 엄정화라는 인물이 오랫동안 쌓아온 호감, 세대를 가로지르는 존재감, 자기 관리와 도전의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그림입니다. 같은 와인을 같은 와이너리와 만들어도 누구의 이름이 붙느냐에 따라 약속이 달라집니다. 엄메이징의 약속은 ‘멋진 사람이 고른 와인’이라기보다 ‘취향을 오래 쌓아온 사람이 나눠주는 분위기’에 가깝습니다.

브랜드가 오래가려면 다음 병의 이유가 필요합니다

엄메이징 와인의 출발은 좋습니다. 이름은 기억하기 쉽고, 엄정화의 퍼스널 브랜드와 맞고, 산 마르짜노라는 생산 파트너가 있으며, GS리테일이라는 유통 접점도 강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나면 셀럽 협업 상품의 짧은 생애를 따라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첫 병은 호기심으로 살 수 있지만, 두 번째 병은 경험으로 삽니다.

앞으로 중요한 건 엄정화의 이름을 얼마나 크게 쓰느냐가 아니라, 엄메이징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어떤 취향이 떠오르게 만들 수 있느냐입니다. 남부 이탈리아의 햇빛, 식탁 위의 대화, 어렵지 않은 선택, 선물하기 좋은 감각. 이런 장면이 반복해서 쌓이면 브랜드가 됩니다. 반대로 구매 후 기억에 남는 감정이 없다면 셀럽 효과는 생각보다 빨리 사라집니다.

저는 엄메이징 와인을 보며 셀럽 브랜드의 방향이 조금 바뀌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유명인의 얼굴을 붙여 파는 시대에서, 그 사람이 오래 쌓아온 취향과 태도를 제품으로 번역하는 시대로요. 엄정화라는 이름이 첫 문을 열었다면, 이제는 병 안의 경험이 그 문을 계속 열어둘 차례입니다.

엄메이징 와인을 보며 떠올린, 셀럽 브랜드가 오래가려면 필요한 것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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