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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피자가 맛없다고 말한 뒤 마케팅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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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피자가 맛없다고 말한 뒤 마케팅이 바뀌었다

브랜드 회의에 오래 앉아 있으면 비슷한 장면을 자주 본다. 고객 반응이 시원찮은데도 회의실에서는 새 광고 문구를 찾는다. 문구가 문제일 때도 있다. 하지만 제품을 다시 사지 않는 이유가 그대로라면, 더 큰 목소리로 말해 봐야 실망을 더 멀리 퍼뜨릴 뿐이다. 도미노피자의 2009년 선택이 지금도 흥미로운 이유다.

잘 배달하는 피자가 맛까지 약속하려면

도미노피자는 빠르고 편리한 배달에 강한 브랜드였다. 주문한 피자가 집에 도착한다는 경험은 익숙했지만, 피자 자체의 맛에는 불만을 말하는 고객이 있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불편한 간극이다. 배달이 아무리 편해도 한 조각을 먹는 순간 기대에 못 미치면 다음 주문을 설득하기 어렵다.

당시 도미노피자는 광고에서 기존 피자에 대한 혹평을 숨기지 않았다. 자사 연차보고서에도 예전 피자가 ‘골판지 같다’고 받아들여졌다는 말을 TV에서 직접 했느냐는 대목이 등장한다. 맛있는 피자라고 반복하던 브랜드가 고객의 불만을 먼저 꺼낸 셈이다. 자칫 오래 쌓은 인지도에 흠집을 낼 수 있는 결정이었다.

그런데 이 장면을 단순히 ‘솔직한 광고가 먹혔다’고 읽으면 중요한 순서가 빠진다. 도미노피자는 말하기 전에 피자를 바꿨다. 고객이 다시 주문했을 때 확인할 수 있는 차이를 만든 뒤, 그 변화를 광고의 중심에 놓았다.

광고 문구보다 먼저 바뀐 것은 피자였다

도미노피자는 2009년 12월 기본 피자 레시피 변경을 발표했다. 갈릭 양념을 더한 도우, 바뀐 소스와 치즈가 대상이었다. 회사 발표에 따르면 개발 과정에서 2년에 걸쳐 소스 15종과 도우 양념 조합 약 50종을 시험했다. 고객 의견을 들었다는 말이 제품 개발로 이어진 것이다.

이때의 마케팅은 ‘우리 피자가 원래 훌륭했다’는 주장에 기대지 않았다. ‘당신이 지적한 문제를 들었고, 실제로 고쳤다’는 새로운 약속에 가까웠다. 비판을 보여 주는 광고가 눈길을 끌었다면, 바뀐 피자는 그 관심을 재주문으로 이어 줄 기회였다. 둘 중 하나만 있었다면 이야기가 훨씬 약했을 것이다.

실무에서 이 순서는 꽤 중요하다. 불만을 인정하는 캠페인은 주목받기 쉽다. 동시에 기대치도 높인다. 광고를 본 고객이 다시 시켰는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면, 솔직함은 금세 또 다른 실망의 이유가 된다. 도미노피자가 감수한 위험은 부정적인 말을 공개한 데서 끝나지 않았다. 매장에서 나가는 피자 한 판 한 판으로 새 약속을 확인받아야 했다.

매출은 올랐지만 광고 한 편의 승리는 아니다

숫자는 인상적이다. 도미노피자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기존점 매출은 2008년 4.9% 감소했고, 2009년에는 0.5% 증가했다. 레시피를 바꾼 뒤인 2010년에는 9.9% 늘었다. 같은 가게의 매출을 전년과 비교한 수치라 매장 수가 늘어난 효과와는 구별해서 볼 수 있다.

다만 9.9%를 전부 ‘혹평을 보여 준 광고’의 성과로 돌리면 이야기가 지나치게 매끈해진다. 회사는 당시 매출 흐름을 설명하며 개선된 피자에 대한 반응뿐 아니라 광고, 운영, 가맹점 기반을 강화한 노력도 함께 언급했다. 이미 2009년에 고객 방문이 회복되고 있었다는 설명도 있다. 제품 변화가 힘을 발휘한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한 편의 캠페인만 떼어 성공 원인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부족하다.

운도 작용했을 것이다. 누구나 쉽게 이해하는 제품의 변화였고, ‘맛없다던 피자를 고쳤다’는 이야기는 짧게 전달하기 좋았다. 하지만 운이 닿을 만한 자리를 만든 것은 선택이었다. 오래된 레시피를 손보고, 불편한 평가를 공개하고, 고객에게 다시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브랜드가 통제할 수 있던 부분은 여기까지다. 그다음 주문은 고객의 몫이었다.

브랜드의 약속은 다음 주문에서 판가름 난다

이 사례를 보고 모든 브랜드가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광고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고객 불만을 크게 알리는 일에는 실제 비용이 따른다. 제품이 좋아졌다는 확신도, 현장에서 같은 품질을 낼 준비도 없다면 위험하다. 도미노피자가 보여 준 방식에서 가져올 것은 표현의 강도가 아니라 불만을 다루는 순서다.

  • 고객이 반복해서 말하는 불편을 브랜드의 언어로 덮지 않는다.
  • 광고 전에 제품과 경험에서 확인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든다.
  • 첫 구매의 화제성보다 다시 구매할 이유가 생겼는지 본다.

마케팅을 오래 하면서 기억에 남은 브랜드는 대개 말을 잘한 브랜드보다, 한 말을 나중에도 지킨 브랜드였다. 도미노피자의 그 시절 이야기도 내게는 대담한 광고의 사례보다 약속을 고쳐 쓴 사례로 남아 있다. 고객은 광고가 얼마나 솔직했는지보다 다음에 도착한 피자가 어땠는지를 더 오래 기억한다.

도미노피자가 맛없다고 말한 뒤 마케팅이 바뀌었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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