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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마케팅을 잘하던 브랜드가 고객을 놓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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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마케팅을 잘하던 브랜드가 고객을 놓친 이유

얼마 전 광고를 보고 처음 주문한 제품이 있었다. 화면에는 ‘빠른 배송’이 크게 적혀 있었는데, 주문을 마친 뒤 받은 안내에는 출고까지 사흘이 걸린다고 했다. 제품 자체는 괜찮았다. 그래도 그 브랜드의 광고를 다시 봤을 때는 손이 멈췄다. 온라인마케팅은 첫 구매를 만들 수 있지만, 다음 구매까지 보장해주지는 못한다는 걸 이런 순간에 실감한다.

광고가 데려온 고객은 광고 밖에서 판단한다

브랜드가 온라인에서 성장할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숫자는 클릭과 주문이다. 그래서 광고 문구를 바꾸고, 썸네일을 고르고, 구매 버튼의 위치를 다듬는다. 필요한 일이다. 다만 고객이 기억하는 것은 버튼의 색보다 버튼을 누른 뒤 벌어진 일이다. 배송을 약속했다면 언제 도착했는지, 쉬운 환불을 내세웠다면 실제로 몇 단계를 거쳐야 했는지가 브랜드의 인상으로 남는다.

이를테면 광고를 본 1,000명 가운데 50명이 구매했다면 첫 구매 전환율은 5%다. 그런데 그중 10명만 다시 산다면, 다음 캠페인에서는 새 고객을 데려오는 비용을 또 들여야 한다. 반대로 25명이 재구매한다면 같은 광고비로 시작한 관계가 훨씬 오래 간다. 이 숫자는 특정 브랜드의 실적이 아니라 비교를 위한 예시다. 온라인마케팅 성과를 볼 때 첫 주문만큼 그 이후의 경험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무신사는 상품보다 먼저 취향이 모일 자리를 만들었다

무신사는 패션 커뮤니티에서 출발했다. 사람들이 신발과 옷에 관한 정보를 찾고 취향을 나누던 자리가 쇼핑으로 이어진 셈이다. 이 흐름이 흥미로운 이유는 판매 순서가 달랐기 때문이다. 먼저 상품을 내놓고 사람을 불러 모은 것이 아니라, 이미 패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살 만한 상품을 만날 수 있게 했다.

그렇다고 커뮤니티에서 시작한 브랜드라면 누구나 같은 성장을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취향을 말하는 공간과 물건을 파는 공간 사이에는 긴장이 있다. 고객이 자신에게 맞는 선택을 돕는다고 느낄 때 콘텐츠는 힘을 얻는다. 반면 추천처럼 보이는 화면마다 판매 목적만 앞서면, 오래 쌓은 신뢰도 금세 얇아진다. 브랜드가 커질수록 초기 고객에게 했던 약속을 계속 지키기 어려워지는 이유다.

기획자 입장에서 보면 무신사의 사례는 ‘커뮤니티를 만들면 매출이 난다’는 공식보다 질문 하나를 남긴다. 우리 브랜드가 발행하는 콘텐츠는 고객이 구매하지 않는 날에도 읽을 이유가 있는가. 그 이유가 있다면 광고가 잠시 멈춰도 고객과 만날 자리는 남는다.

당근은 거래의 범위를 좁혀 이유를 만들었다

당근의 중고 거래는 ‘동네’라는 조건이 뚜렷하다. 멀리 있는 물건까지 끝없이 보여주는 대신 가까운 이웃과 거래한다는 경험을 앞세웠다. 중고 거래 서비스에서 거래 가능한 범위를 좁히는 선택은 얼핏 불리해 보인다. 하지만 고객에게는 그 제한이 서비스를 떠올릴 이유가 된다. 집 근처에서 물건을 주고받고 싶을 때 켜는 앱이라는 인식이 생기기 때문이다.

온라인마케팅에서도 이런 선명함은 중요하다. 모든 사람에게 편리하다고 말하면 넓게 들리지만, 막상 써야 할 순간에는 떠오르지 않을 수 있다. ‘누구의 어떤 상황을 돕는가’가 구체적일수록 광고 문구와 실제 사용 경험을 연결하기 쉽다. 당근이 알려준 것은 노출을 많이 만드는 기술보다 고객의 생활 속에 들어갈 자리를 정하는 일이 먼저라는 점이다.

물론 동네라는 조건 하나로 성장을 설명할 수는 없다. 서비스를 접한 시기, 이용자가 모이는 속도, 거래 상대를 만날 수 있는 밀도도 영향을 줬을 것이다. 성공 사례를 볼 때 결과만 가져와 따라 하면 위험하다. 같은 선택이라도 고객과 시장의 상황이 다르면 전혀 다른 반응을 얻는다.

광고 문구보다 오래 남는 약속

캠페인을 기획할 때 나는 문구를 쓰기 전에 세 가지 장면을 먼저 떠올린다. 고객이 광고를 보고 기대하는 순간, 처음 서비스를 쓰는 순간, 문제가 생겨 문의하는 순간이다. 세 장면에서 같은 브랜드를 만날 수 있어야 한다. 광고에서는 친절하다고 말하면서 문의 창에서는 답을 찾기 어렵다면, 고객은 어느 쪽을 믿을지 이미 결정한다.

  • 광고에서 강조한 혜택을 구매 화면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가
  • 첫 이용 뒤 고객이 가장 자주 겪는 불편은 무엇인가
  • 고객이 다시 찾아올 이유를 할인 외에도 설명할 수 있는가

온라인마케팅은 브랜드를 더 빨리 알린다. 그래서 좋은 경험도 빠르게 퍼지지만, 지키지 못한 약속 역시 더 많은 사람에게 드러난다. 클릭 수가 기대보다 낮은 날에는 문구를 손볼 수 있다. 클릭은 잘 나오는데 고객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광고 화면을 넘어서 고객이 실제로 만난 브랜드를 봐야 한다. 나는 그때부터가 마케팅 기획의 더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온라인마케팅을 잘하던 브랜드가 고객을 놓친 이유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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