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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센느 다이어리를 읽다 보니 응원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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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센느 다이어리를 읽다 보니 응원하게 됐다

얼마 전 리센느 원이의 영상을 보다가 묘한 기분이 들었다. 무대 위의 누군가를 소개받는 느낌보다, 한 사람이 자기 동네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에 가까웠다. 거제 바다에 들어가고, 익숙한 말투로 멤버들과 농담을 주고받는다. 흔히 말하는 ‘리센느 다이어리’의 매력은 여기서 시작한다. 잘 꾸민 한 장면보다 다음 장을 또 보고 싶게 만드는 일상의 흐름이다.

향기로 기억되겠다는 약속은 꽤 어려운 약속이다

리센느는 2024년 3월 데뷔한 5인조 그룹이다. 원이, 미나미, 리브, 메이, 제나로 구성됐다. 소속사 더뮤즈엔터테인먼트가 소개한 팀의 지향점은 오래 기억될 ‘향기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이름과 음악에 향기, 장면, 기억의 이미지를 엮었다. 기획자로서는 매력적인 출발이라고 본다. 팬에게 무엇을 남기고 싶은지가 선명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향기는 설명만으로 남지 않는다. 콘셉트 사진이 아름다워도 사람이 다시 떠올릴 자기만의 장면이 없다면 금방 흐려진다. 리센느에게 필요한 것은 설정을 더 두껍게 쌓는 일보다, 그 설정을 팬의 경험으로 바꾸는 일이었을 것이다. 음악을 듣고 멤버의 이야기를 보고 나서 ‘이 장면은 오래 기억하겠다’고 느끼는 순간 말이다.

원이의 채널은 팀 소개서보다 일기에 가까웠다

그 역할을 한 콘텐츠가 원이의 개인 영상 채널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였다. 위버스 매거진은 이 채널이 멤버의 실제 고향과 경험, 말투를 앞에 내세운다고 짚었다. 원이는 거제에서 자란 기억을 꺼내고, 제나는 경주 출신의 말투와 서울 생활의 차이를 이야기한다. 미나미가 외친 ‘거제 야호’도 그런 대화 속에서 나왔다.

이 지점이 흥미롭다. 브랜드 콘텐츠에서는 흔히 메시지를 먼저 정하고 사람을 그 안에 배치한다. 원이의 채널에서는 반대로 사람의 구체적인 경험이 먼저 보인다. 거제라는 장소도, 멤버 사이의 농담도 누군가의 실제 생활과 이어져 있다. 그래서 처음 보는 사람은 그룹의 세계관을 공부하지 않아도 웃을 수 있다. 웃고 난 뒤에야 멤버 이름과 노래를 찾아보게 된다.

이를 ‘진정성 전략’이라는 말로만 묶고 싶지는 않다. 카메라 앞의 자연스러움에도 촬영과 편집의 판단은 들어간다. 다만 이 채널은 멤버의 배경을 지우지 않고 이야기의 재료로 썼다. 리센느 다이어리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완벽한 하루를 전시하기보다, 그 사람이라서 가능한 장면을 차곡차곡 남겼다.

밈이 문을 열었고 음악이 남을 이유를 만들었다

‘거제 야호’가 퍼진 데에는 운도 있었다. 어떤 말이 숏폼에서 반복될지는 기획자가 통제할 수 없다. 2026년 6월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원이와 미나미가 함께 나온 거제 영상은 당시 조회수 640만 회를 넘겼다. 짧은 한마디가 팀을 몰랐던 사람들에게도 닿은 셈이다. 하지만 유행어만으로 팬이 오래 머물기는 어렵다.

리센느에게는 돌아가 들을 노래가 있었다. 2024년 발표된 ‘LOVE ATTACK’은 2026년 콘텐츠의 화제와 맞물려 다시 주목받았다. 위버스 매거진도 원이의 채널 반응과 곡의 차트 재상승을 함께 언급했다. 사람들은 영상에서 멤버를 발견하고, 음악에서 이 팀을 좋아할 이유를 확인했다. 오래된 곡이 새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콘텐츠의 성과이면서, 이미 만들어 둔 음악의 힘이기도 하다.

마케팅 관점에서 이 순서가 중요하다. 밈은 우연히 생길 수 있지만, 밈을 타고 온 사람이 만날 경험은 준비할 수 있다. 리센느는 웃긴 장면 뒤에 무대와 노래, 서로 다른 다섯 사람의 이야기를 놓아둘 수 있었다. 인기의 원인을 채널 하나나 유행어 하나로 돌리면 그동안 쌓인 선택이 보이지 않는다.

다음 장에서도 같은 사람으로 남을 수 있을까

관심이 커질수록 브랜드에는 역설적인 압력이 생긴다. 반응이 좋았던 말투와 표정을 더 자주 보여주고 싶어진다. 광고와 협업이 늘면 멤버의 일상도 정해진 역할처럼 보일 수 있다. 처음에는 우연히 웃겼던 장면이 반복을 요구받는 순간, 팬이 좋아했던 생동감은 줄어든다. 리센느가 앞으로 경계해야 할 지점은 바로 그 간격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늘 같은 방식의 일상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멤버도, 음악도 달라진다. 오히려 그 변화를 보여주는 편이 ‘기억에 남는 장면을 만들겠다’는 약속에 가깝다. 다이어리의 좋은 점은 매 페이지가 같지 않다는 데 있으니까. 나는 다음 리센느의 장면에도 거제에서 들렸던 그 구체적인 목소리가 살아 있기를 바란다.

리센느 다이어리를 읽다 보니 응원하게 됐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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