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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에서 아이깨끗해 키티를 봤더니, 손세정제가 굿즈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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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에서 아이깨끗해 키티를 봤더니, 손세정제가 굿즈처럼 보였다

얼마 전 이마트 생활용품 코너를 지나가는데, 익숙한 손세정제 매대에서 시선이 멈췄습니다. 아이깨끗해 옆에 키티가 붙어 있었거든요. 사실 손세정제는 대단히 설레는 카테고리는 아닙니다. 떨어지면 사고, 할인하면 사고, 가족이 쓰는 향이 정해져 있으면 그냥 집어 드는 제품에 가깝죠. 그런데 캐릭터 하나가 들어오면 상황이 조금 달라집니다. 필요해서 사는 물건이 아니라, 사도 괜찮은 이유가 하나 더 생긴 물건이 됩니다.

손세정제는 원래 기억되기 어려운 제품입니다

브랜드 일을 하다 보면 가장 어려운 카테고리 중 하나가 생활 필수품입니다. 매일 쓰지만, 매일 생각하지는 않으니까요. 소비자는 손을 씻을 때 브랜드의 철학을 떠올리지 않습니다. 펌프가 잘 눌리는지, 거품이 부드러운지, 향이 과하지 않은지 정도를 몸으로 판단합니다.

아이깨끗해는 이 지점에서 꽤 오래 버틴 브랜드입니다. 이름부터 기능을 직관적으로 말합니다. 아이도 쓰는 깨끗한 손, 가족이 안심하는 위생. 코로나 시기에는 손 위생 자체가 커졌지만, 이후에는 다시 습관의 영역으로 내려왔습니다. 그러면 브랜드는 다시 매대에서 싸워야 합니다. 가격표, 용량, 리필팩, 향, 그리고 눈에 띄는 패키지로요.

키티는 귀여움보다 강한 ‘구매 허락’입니다

헬로키티 같은 캐릭터 협업을 단순히 귀엽다고만 보면 반쯤만 본 겁니다. 키티는 1974년에 등장한 캐릭터라 세대 폭이 넓습니다. 아이에게는 귀여운 얼굴이고, 30~40대 소비자에게는 어린 시절 문구점과 팬시점의 기억입니다. 그러니 아이깨끗해 키티 패키지는 아이만 겨냥한 상품이 아닙니다. 장보는 어른에게도 작동합니다.

특히 이마트라는 채널에서는 이 효과가 더 큽니다. 온라인에서는 소비자가 검색어로 들어오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제품이 소비자를 불러야 합니다. 생활용품 코너에서 3초 안에 멈춰 세우는 힘이 중요합니다. 키티 얼굴은 설명 문구보다 빠릅니다. “이거 귀엽다”라는 반응은 “이걸 왜 사야 하지?”라는 질문을 잠깐 뒤로 밀어냅니다.

이마트 매대에서 협업이 먹히는 이유

이마트는 가족 단위 장보기의 맥락이 강한 채널입니다. 손세정제는 장바구니 안에서 쌀이나 우유처럼 필수품은 아니지만, 집에 하나 더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제품입니다. 여기서 캐릭터 패키지는 ‘충동구매’와 ‘합리적 구매’ 사이를 잘 이어줍니다.

  • 집에서 어차피 쓰는 제품이다
  • 아이에게 손 씻기를 말하기 쉬워진다
  • 욕실이나 주방에 놓았을 때 보기 좋다
  • 한정판처럼 느껴져 지금 사야 할 이유가 생긴다

브랜드 입장에서 좋은 협업은 제품의 약점을 덮는 게 아니라 사용 장면을 바꿉니다. 아이깨끗해 키티도 마찬가지입니다. 손 씻기는 잔소리가 되기 쉽습니다. 그런데 캐릭터가 있으면 “손 씻어”가 아니라 “키티로 손 씻자”가 됩니다. 작은 차이 같지만, 가정용 위생 제품에서는 꽤 큰 차이입니다.

다만 캐릭터가 브랜드를 이기면 위험합니다

솔직히 캐릭터 협업은 달콤합니다. 매대에서 바로 반응이 오고, 사진 찍히고, 온라인에서 공유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오래 보면 위험도 있습니다. 소비자가 제품을 기억한 게 아니라 캐릭터만 기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키티 손세정제”는 기억나는데 “아이깨끗해”가 흐려지면 브랜드 자산은 남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협업에서는 균형이 중요합니다. 키티가 시선을 잡고, 아이깨끗해가 안심과 사용감을 책임져야 합니다. 캐릭터가 입구라면 브랜드는 재구매의 이유가 되어야 합니다. 첫 구매는 귀여움으로 가능하지만, 두 번째 구매는 펌프감, 향, 거품, 리필 편의성 같은 제품 경험이 결정합니다.

이 협업이 보여준 작은 승부

제가 흥미롭게 본 건, 이마트 아이깨끗해 키티 조합이 거창한 캠페인보다 매대의 현실을 잘 이해한 선택처럼 보였다는 점입니다. 광고에서 브랜드 세계관을 크게 외치는 방식이 아니라, 장보는 사람이 실제로 멈추는 순간을 설계한 느낌이 있습니다.

브랜드는 때로 큰 선언보다 작은 사용 장면에서 강해집니다. 욕실 세면대 위에 놓인 제품 하나가 아이의 손 씻기 습관을 조금 덜 귀찮게 만들고, 부모에게는 “이 정도면 잘 샀다”는 감각을 주는 것. 그 정도의 약속을 지키는 브랜드가 생각보다 오래갑니다. 아이깨끗해 키티가 재미있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귀여운 패키지를 팔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집 안의 위생 습관을 조금 부드럽게 바꾸는 제안을 하고 있으니까요.

이마트에서 아이깨끗해 키티를 봤더니, 손세정제가 굿즈처럼 보였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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