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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썸 키티버니포니 굿즈를 보며 떠올린 카페 브랜드의 진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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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썸 키티버니포니 굿즈를 보며 떠올린 카페 브랜드의 진짜 승부

얼마 전 투썸 매장 앞 굿즈 진열대를 보다가 조금 웃었습니다. 케이크를 사러 들어간 사람들이 텀블러 색을 고르고, 머그를 들어보고, 컵홀더 키링 재고를 묻고 있더군요. 커피 브랜드 매장에서 커피보다 먼저 굿즈가 대화의 중심이 되는 장면. 브랜드 일을 오래 하다 보면 이런 순간이 꽤 중요하게 보입니다.

2026년 1월 투썸플레이스는 키티버니포니와 다시 손을 잡고 해피 포니 굿즈를 냈습니다. 붉은 말의 해라는 명분을 붙였고, 조랑말 패턴을 컵홀더 키링, 무드등, 핸들 플레이트, 머그, 텀블러 같은 생활용품으로 풀었습니다. 전년도 첫 협업이 열흘 만에 완판됐다는 흐름을 감안하면, 이번 출시는 단순한 귀여운 이벤트라기보다 꽤 계산된 재등장이었습니다.

굿즈가 아니라 약속을 판다

브랜드 협업을 볼 때 저는 늘 묻습니다. 이 조합이 소비자에게 어떤 약속을 새로 만드는가. 투썸과 키티버니포니의 조합은 의외로 잘 맞습니다. 투썸은 케이크와 디저트 이미지가 강한 카페이고, 키티버니포니는 패턴과 패브릭 감성으로 일상 공간을 바꾸는 브랜드입니다. 둘 다 거창한 라이프스타일보다 작은 취향의 만족을 다룹니다.

그래서 이번 협업은 튀는 세계관을 새로 만든다기보다 테이블 위의 풍경을 바꾸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머그는 300ml, 텀블러는 420ml로 데일리 사용성을 겨냥했고, 플레이트와 무드등은 사진에 잘 담기는 물건입니다. 소비자는 커피 한 잔을 사면서 내가 좋아하는 취향의 조각을 같이 들고 나오는 기분을 얻습니다. 이건 카페 브랜드가 만들기 어려운 감정입니다.

왜 키티버니포니였을까

사실 카페 브랜드의 굿즈 시장은 이미 붐볐습니다. 스타벅스가 워낙 오래 선점했고, 시즌 MD나 프리퀀시 굿즈는 이제 소비자에게 익숙한 공식이 됐습니다. 문제는 익숙하다는 말이 곧 피로하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로고를 크게 박은 텀블러만으로는 더 이상 새롭지 않습니다.

키티버니포니는 이 지점에서 좋은 파트너입니다. 로고보다 패턴이 먼저 보이고, 브랜드 팬층은 화려한 캐릭터 소비보다 취향 소비에 가깝습니다. 투썸 입장에서는 너무 어린 이미지로 내려가지 않으면서도 귀여움을 빌릴 수 있습니다. 20대에게는 소장 욕구를, 30대 이상에게는 집에서 쓰기 부담 없는 테이블웨어 감각을 줄 수 있죠.

특히 붉은 말의 해라는 타이밍은 꽤 영리했습니다. 그냥 말 캐릭터를 붙이면 유치할 수 있는데, 해피 포니라는 패턴과 신년 선물 수요를 연결하니 명분이 생겼습니다. 브랜드 협업에서 명분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소비자가 굿즈를 사면서 스스로에게 설명할 문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품절은 운이 아니라 설계에 가깝다

전년도 협업이 열흘 만에 완판됐다는 사실은 이번 캠페인의 가장 좋은 사전 광고였습니다. 한정판 굿즈에서 품절 경험은 다음 구매 행동을 빠르게 만듭니다. 소비자는 예쁜지 아닌지를 충분히 따지기 전에 재고가 있을 때 사야 한다는 압박을 받습니다. 매장별 재고 차이, 앱 주문 제한, 음료 구매 시 일부 품목 할인 같은 조건도 오프라인 방문을 부추깁니다.

컵홀더 키링 정가 16,000원, 음료 구매 시 9,800원. 무드등과 핸들 플레이트 정가 14,000원, 음료 구매 시 8,900원. 이런 가격 구조는 굿즈만 사는 행동보다 음료와 함께 사는 행동을 자연스럽게 만듭니다. 굿즈가 매출을 만들고, 음료가 구매 이유를 보강하는 구조입니다.

  • 첫째, 한정 수량은 즉시성을 만든다.
  • 둘째, 음료 연계 할인은 객단가를 끌어올린다.
  • 셋째, 실사용 가능한 굿즈는 구매 후 노출을 계속 만든다.

브랜드 입장에서 가장 좋은 굿즈는 집에 보관되는 물건이 아니라 계속 보이는 물건입니다. 텀블러는 사무실에서 보이고, 머그는 식탁에서 보이고, 플레이트는 디저트 사진에 들어갑니다. 광고비를 내지 않아도 소비자의 일상 안에서 브랜드가 반복 노출됩니다.

투썸이 얻은 것과 놓칠 수 있는 것

이번 협업이 투썸에게 준 가장 큰 이득은 젊고 감각적인 브랜드 감도를 빌려온 점입니다. 투썸은 맛있는 케이크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감성 굿즈의 문법에서는 스타벅스만큼 강한 습관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키티버니포니는 그 빈칸을 메우는 데 꽤 적절한 카드였습니다.

다만 리스크도 있습니다. 협업이 반복될수록 소비자는 더 빠르게 판단합니다. 작년보다 새롭나, 이번에도 살 만한가, 재고 장난처럼 느껴지지 않나. 특히 한정판 전략은 희소성을 만들지만, 지나치면 피로감도 같이 만듭니다. 브랜드가 팬을 만들려면 놓친 사람의 아쉬움까지 다음 접점으로 데려와야 합니다.

저라면 다음 단계에서 굿즈를 케이크 경험과 더 강하게 묶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디저트와 플레이트를 함께 연출한 매장 디스플레이, 키티버니포니 패턴 패키지의 시즌 케이크, 구매 후 집에서 쓰는 장면을 유도하는 콘텐츠까지 이어졌다면 투썸다운 이유가 더 선명해졌을 겁니다. 굿즈가 예뻐서 산다는 말도 좋지만, 투썸에서 샀기 때문에 더 어울린다는 말이 나와야 오래갑니다.

귀여움 뒤에 있는 브랜드 계산

투썸 키티버니포니 협업은 귀여운 굿즈 출시처럼 보이지만, 안쪽에는 꽤 현실적인 계산이 있습니다. 신년 명분, 전년도 완판 이력, 매장 방문 유도, 실사용 아이템, 취향 브랜드와의 이미지 결합. 각각은 작아 보여도 합치면 소비자가 지갑을 여는 충분한 이유가 됩니다.

브랜드는 늘 약속을 팝니다. 투썸이 이번에 판 약속은 커피 한 잔보다 조금 더 예쁜 일상입니다. 그 약속이 계속 힘을 가지려면 다음 협업에서도 단순히 귀여운 물건을 늘리는 데서 멈추면 안 됩니다. 투썸이라는 브랜드가 왜 이 취향을 제안하는지, 그 이유가 매장과 메뉴와 경험 안에서 더 촘촘하게 이어져야 합니다. 굿즈는 팔렸을 때보다 사용될 때 브랜드가 됩니다.

투썸 키티버니포니 굿즈를 보며 떠올린 카페 브랜드의 진짜 승부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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