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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썸플레이스 키티버니포니 굿즈가 빨리 팔린 진짜 이유를 뒤늦게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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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썸플레이스 키티버니포니 굿즈가 빨리 팔린 진짜 이유를 뒤늦게 생각해봤다

얼마 전 투썸플레이스 매장 계산대 옆에 놓인 키티버니포니 굿즈를 봤는데, 솔직히 처음 든 생각은 “이건 커피 브랜드가 만든 굿즈라기보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매대 같다”였습니다. 카페 굿즈는 대개 로고를 크게 박거나 시즌 컬러를 입히는 방식으로 끝나기 쉬운데, 이 협업은 조금 달랐습니다. 투썸플레이스라는 브랜드가 직접 튀기보다 키티버니포니의 패턴과 감성을 앞에 세웠고, 자신은 그 감성이 소비되는 장소가 되는 쪽을 택했거든요.

투썸이 판 것은 컵이 아니라 ‘테이블 위 분위기’였다

투썸플레이스와 키티버니포니의 첫 협업은 2025년 2월에 공개됐습니다. 텀블러, 쿠션, 런치백 세트 같은 제품이 중심이었고, 당시 보도자료에서 강조한 흐름은 ‘요노’였습니다. 꼭 필요한 것만 사지만, 사는 물건은 취향에 맞게 고르는 소비 태도 말이죠. 여기서 투썸의 선택이 꽤 영리했습니다. 카페 브랜드가 굿즈를 만들 때 흔히 기대하는 건 “음료를 더 사게 만드는 사은품”입니다. 그런데 이 협업은 집, 회사, 피크닉 테이블까지 가져갈 수 있는 물건을 만들었습니다. 소비자가 매장을 나간 뒤에도 투썸을 떠올릴 수 있는 접점을 만든 셈입니다.

브랜드 마케팅에서 굿즈는 부록처럼 보이지만, 사실 꽤 냉정한 시험대입니다. 로고가 없어도 브랜드가 떠오르는가. 할인 없이도 사고 싶은가. 중고 거래 플랫폼에 올라왔을 때 가격이 버티는가. 투썸플레이스 키티버니포니 협업은 이 세 질문에 어느 정도 답을 했습니다. 실제로 버니 쿠션, 텀블러, 런치백 세트는 KREAM 같은 거래 서비스에서도 이름이 따로 잡힐 만큼 소비자 기억에 남았습니다.

2026년 해피 포니는 ‘재출시 요청’에서 출발한 두 번째 장면

2026년 1월 20일부터는 두 번째 협업 상품이 전국 매장에 풀렸습니다. 콘셉트는 붉은 말의 해를 겨냥한 ‘해피 포니’였습니다. 구성도 전보다 넓어졌습니다. 컵홀더 키링 3종, 무드등, 핸들 플레이트 2종, 머그 2종, 420ml 텀블러 3종까지 나왔습니다. 전년 협업에서 일부 제품이 조기 품절됐고 고객 요청으로 재출시가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두 번째 협업은 단순한 시즌 반복이 아니라 검증된 수요를 다시 확장한 사례에 가깝습니다.

특히 컵홀더 키링은 마케팅적으로 재미있는 제품입니다. 포니 인형 키링처럼 보이지만 뒷면 지퍼를 열면 리유저블 컵홀더가 나오는 구조입니다. 귀여움은 구매 이유가 되고, 실용성은 구매 후 합리화가 됩니다. 소비자는 “귀여워서 샀다”고 말하지만, 마음속으로는 “그래도 쓸모가 있잖아”라고 스스로를 설득합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이 둘을 동시에 설계해야 합니다.

왜 하필 키티버니포니였을까

키티버니포니는 2008년부터 패브릭과 홈 제품을 중심으로 감각을 쌓아온 브랜드입니다. 패턴, 색, 생활 소품에 강점이 있고 합정과 이태원 오프라인 매장, 온라인 스토어, 해외 채널까지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단순히 ‘귀여운 캐릭터가 있는 브랜드’가 아닙니다. 자기 집의 쿠션, 파우치, 앞치마, 테이블웨어를 고르는 사람들의 취향을 꾸준히 만져온 브랜드입니다.

투썸플레이스 입장에서 이 파트너는 꽤 맞는 카드였습니다. 투썸은 스타벅스처럼 머그컵 수집 문화를 오래 장악한 브랜드도 아니고, 메가커피나 컴포즈처럼 초저가 대중성을 전면에 내세우는 브랜드도 아닙니다. 케이크와 디저트, 약간의 프리미엄 이미지, 머무는 공간의 톤이 중요합니다. 키티버니포니와의 협업은 이 포지션을 굿즈로 번역한 일에 가깝습니다. “우리 매장은 그냥 카페가 아니라 취향이 놓이는 테이블이다”라는 약속을 물건으로 보여준 거죠.

잘한 선택과 운이 같이 붙은 캠페인

이 협업이 전부 치밀한 전략만으로 움직였다고 말하면 좀 과합니다. 굿즈 흥행에는 늘 운이 섞입니다. 출시 시점의 날씨, 매장 재고, 소비자 지갑 상황, SNS 노출, 리셀 가격, 직원의 진열 방식까지 영향을 줍니다. 2026년 해피 포니는 ‘붉은 말의 해’라는 캘린더 소재가 붙었고, 전년 품절 경험이 기대감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키티버니포니 특유의 패턴이 사진으로 잘 나오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운이 붙으려면 최소한 운이 들어올 자리가 있어야 합니다. 투썸은 그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제품군을 넓혔고, 음료 구매 시 일부 굿즈를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매장 방문 이유를 만들었습니다. 머그와 텀블러는 일상 사용성을 맡고, 무드등과 키링은 소장 욕구를 맡고, 플레이트는 집 안 테이블의 장면을 맡았습니다. 같은 협업 안에서도 역할을 나눈 겁니다.

  • 카페 브랜드의 자산: 디저트, 머무는 공간, 선물성
  • 키티버니포니의 자산: 패턴, 생활 소품 감각, 취향 소비자
  • 소비자의 명분: 한정판, 실용성, 사진으로 남는 귀여움

이런 협업이 오래가려면

다만 이런 방식에는 분명한 위험도 있습니다. 굿즈가 너무 강해지면 본업인 커피와 디저트 경험이 뒤로 밀릴 수 있습니다. 소비자가 매장을 “굿즈 사러 가는 곳”으로만 기억하면, 다음 협업이 약할 때 방문 이유도 같이 약해집니다. 브랜드의 약속은 한 번의 품절보다 오래 버텨야 합니다.

그래서 투썸플레이스 키티버니포니 협업에서 제가 더 보고 싶은 건 다음 굿즈의 귀여움보다 매장 경험과의 연결입니다. 예를 들어 해피 포니 머그에 어울리는 시즌 음료, 플레이트와 맞는 디저트 플레이팅, 런치백을 들고 나가고 싶은 피크닉 세트 같은 식으로요. 물건이 잘 팔린 다음에는 그 물건이 투썸의 어떤 장면을 강화했는지까지 이어져야 합니다.

브랜드는 결국 약속을 팝니다. 투썸이 이번 협업으로 한 약속은 “당신의 커피 시간이 조금 더 취향 있는 생활이 될 수 있다”에 가까웠습니다. 그 약속이 로고보다 먼저 보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굿즈를 사면서도 광고를 샀다는 느낌을 덜 받았을 겁니다. 저는 이런 협업이 꽤 좋은 브랜드 수업이라고 봅니다. 카페가 굿즈를 만든 게 아니라, 자기 브랜드가 어떤 생활 속에 놓이고 싶은지 한 번 제대로 상상해본 사례니까요.

투썸플레이스 키티버니포니 굿즈가 빨리 팔린 진짜 이유를 뒤늦게 생각해봤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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