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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썸이 키티버니포니를 만났을 때, 카페 굿즈가 갑자기 생활 브랜드처럼 보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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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썸이 키티버니포니를 만났을 때, 카페 굿즈가 갑자기 생활 브랜드처럼 보인 이유

얼마 전 투썸 매장 계산대 앞에서 키티버니포니 굿즈를 본 적이 있습니다. 커피를 사러 들어갔는데, 시선은 케이크 쇼케이스보다 작은 포니 무드등과 텀블러 쪽으로 먼저 갔습니다. 사실 카페 굿즈는 늘 있었죠. 텀블러, 머그, 플레이트. 그런데 이번 키티버니포니 투썸 협업은 조금 달랐습니다. ‘또 굿즈 나왔네’가 아니라 ‘이건 누구 방에 놓일까’라는 장면이 먼저 떠올랐거든요.

카페가 굿즈를 파는 건 흔하지만, 생활 장면을 파는 건 어렵다

투썸플레이스가 2026년 1월 20일 키티버니포니와 선보인 해피 포니 시리즈는 머그, 텀블러, 핸들 플레이트, 컵홀더 키링, 무드등처럼 일상 소품에 가까운 제품들로 구성됐습니다. 일부 리셀 플랫폼에서는 포니 무드 라이트의 발매가가 1만4천원으로 기록돼 있고, 거래 희망가가 그보다 높게 올라간 흔적도 보입니다. 굿즈가 단순 증정품이 아니라 ‘따로 갖고 싶은 물건’이 됐다는 신호입니다.

브랜드 기획자 입장에서 이 지점이 꽤 중요합니다. 카페 브랜드의 굿즈는 보통 음료 구매를 밀어주는 보조 장치로 취급됩니다. 시즌 음료를 사면 할인, 케이크를 사면 증정, 앱 쿠폰과 묶는 식이죠. 그런데 잘 만든 협업 굿즈는 반대로 움직입니다. 굿즈가 사람을 매장으로 데려오고, 음료는 구매를 합리화하는 이유가 됩니다. 순서가 바뀌는 겁니다.

키티버니포니가 가진 힘은 귀여움이 아니라 반복되는 패턴이다

키티버니포니는 2008년에 시작한 국내 디자인 패브릭 브랜드입니다. 쿠션, 파우치, 커튼, 침구, 키친 패브릭처럼 집 안에서 오래 머무는 물건을 다뤄왔고, 공식 브랜드 소개에서도 ‘패턴’과 ‘일상’을 꾸준히 말해왔습니다. 진진인터내셔널은 키티버니포니와 1994 Textile Design Lab을 운영하며 패턴 디자인과 패브릭 제품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협업의 포인트는 단순히 캐릭터가 귀엽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키티버니포니는 로고를 크게 박지 않아도 알아보는 사람이 알아보는 브랜드입니다. 색 조합, 반복 무늬, 약간은 장난스러운 동물 모티브가 이미 하나의 문법처럼 쌓여 있습니다. 투썸은 그 문법을 빌려와서 카페의 테이블 위 물건을 집 안의 물건처럼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이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커피 브랜드가 패브릭 브랜드와 협업하면 자칫 ‘로고 붙인 파우치’가 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키티버니포니 투썸 굿즈는 컵홀더 키링처럼 카페 사용성을 남겨두면서도, 무드등이나 플레이트처럼 집에서 쓰는 장면까지 열어뒀습니다. 매장 밖에서도 브랜드 접점이 살아남는 구조입니다.

투썸에게 필요했던 건 더 진한 프리미엄보다 더 선명한 취향이었다

투썸은 오래전부터 케이크와 디저트 이미지가 강한 브랜드였습니다. 스타벅스가 루틴과 멤버십을 장악했다면, 투썸은 ‘케이크 사러 가는 곳’이라는 목적성이 컸습니다. 이건 장점이지만 동시에 한계이기도 합니다. 디저트가 강하다는 말은, 커피만으로 매일 떠오르는 브랜드가 되기는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키티버니포니와의 협업은 투썸의 이미지를 조금 다른 방향으로 밀어줍니다. 프리미엄을 더 외치는 대신, 취향 있는 생활 소품이라는 언어를 가져옵니다. 특히 2026년 붉은 말의 해와 연결한 해피 포니 테마는 시즌성도 있습니다. 새해, 선물, 소장, 귀여운 오브제. 이 네 가지가 한 번에 묶이면 굿즈의 구매 명분은 꽤 강해집니다.

  • 투썸은 매장 유입과 시즌 화제성을 얻었습니다.
  • 키티버니포니는 카페라는 대중 접점을 통해 더 넓은 소비자에게 노출됐습니다.
  • 소비자는 음료 할인과 한정판 소장 욕구 사이에서 구매 이유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브랜드 협업은 서로의 로고를 교환하는 일이 아닙니다. 서로의 부족한 맥락을 빌리는 일에 가깝습니다. 투썸은 키티버니포니에게 생활 취향의 온도를 빌렸고, 키티버니포니는 투썸에게 전국 매장이라는 접촉 면적을 빌렸습니다.

완판은 운도 있지만, 운이 붙을 만한 설계가 있었다

굿즈 품절 이야기가 나오면 사람들은 쉽게 ‘인기가 많았네’로 넘깁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보면 품절은 수요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수량, 가격, 구매 조건, 매장별 입고량, SNS 확산 타이밍이 같이 맞아야 합니다. 이번 굿즈도 일부 매장에서 텀블러나 키링을 찾기 어렵다는 후기들이 나왔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격과 재고 정보를 공유하는 글이 빠르게 돌았습니다.

가격대도 영리했습니다. 해피 포니 머그가 1만원대 초반, 텀블러가 2만원대 중반으로 알려졌고, 일부 품목은 커피 음료 구매 시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었습니다. 너무 비싸면 카페 굿즈의 즉흥성이 죽고, 너무 싸면 협업 브랜드의 감도가 흐려집니다. 이 중간값을 잡는 게 꽤 중요합니다. 소비자가 ‘이 정도면 사도 되겠다’고 느끼는 순간, 굿즈는 기념품이 아니라 계산대 앞 충동 구매가 됩니다.

다만 협업의 숙제도 분명하다

솔직히 이런 협업은 성공할수록 다음이 어려워집니다. 한 번 품절을 만들면 브랜드 내부에서는 더 큰 물량, 더 많은 품목, 더 잦은 출시를 원하게 됩니다. 그런데 굿즈는 희소성이 사라지는 순간 빠르게 피로해집니다. 특히 키티버니포니처럼 패턴과 취향의 밀도가 중요한 브랜드는 과도한 노출이 오히려 손해가 될 수 있습니다.

투썸 입장에서도 같은 문제가 있습니다. 협업 굿즈가 매번 화제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이번에 뭐가 나왔나’보다 ‘투썸은 어떤 취향의 브랜드와 어울리는가’라는 인식을 쌓는 일입니다. 키티버니포니 투썸 협업이 좋았던 이유는 카페 브랜드가 억지로 젊어 보이려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자기 세계가 있는 브랜드를 데려와, 매장 안에 잠깐 놓아둔 느낌이었습니다.

브랜드는 결국 약속입니다. 투썸이 이번 협업에서 한 약속은 ‘우리는 커피와 케이크만 파는 곳이 아니라, 당신의 테이블 분위기까지 조금 바꿀 수 있다’에 가까웠습니다. 그 약속이 계속 유효하려면 다음 굿즈가 더 많아지는 것보다, 더 투썸답고 더 오래 두고 싶은 물건이 되는 쪽이 낫습니다. 저는 이 협업을 보면서 카페 굿즈의 경쟁이 이제 로고 크기가 아니라 생활 속 잔존감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투썸이 키티버니포니를 만났을 때, 카페 굿즈가 갑자기 생활 브랜드처럼 보인 이유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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