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 두쫀쿠가 편의점 디저트 판을 바꿔버린 진짜 이야기

얼마 전 이마트24 디저트 매대 앞에서 잠깐 멈춘 적이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삼각김밥, 커피, 행사 음료가 시선을 먼저 가져갔을 텐데, 이제는 작은 디저트 하나가 매대의 분위기를 바꾸고 있더군요. 이름도 꽤 영리했습니다. 두쫀쿠. 두바이쫀득쿠키를 줄인 말인데, 제품명이라기보다 이미 밈처럼 굴러가는 단어에 가까웠습니다.
브랜드 일을 오래 하다 보면 히트 상품을 볼 때 맛보다 먼저 보는 게 있습니다. 이 제품이 소비자에게 어떤 약속을 했는가. 그리고 그 약속을 매장, 이름, 가격, 식감, SNS까지 얼마나 일관되게 밀었는가. 이마트24 두쫀쿠는 그 점에서 꽤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단순히 유행에 올라탄 제품이 아니라, 편의점 디저트가 어떻게 짧은 시간 안에 ‘찾아가서 사는 상품’이 되는지를 보여줬거든요.
두바이 초콜릿 유행을 그대로 베끼지 않았다
2024년부터 두바이 초콜릿은 SNS에서 강한 존재감을 만들었습니다. 피스타치오 크림, 카다이프의 바삭한 식감, 초콜릿을 가르는 영상미까지. 사실 이 조합은 맛보다 먼저 ‘보는 재미’로 퍼졌습니다. 여기서 많은 브랜드가 흔히 하는 선택은 비슷한 초콜릿을 빨리 내놓는 겁니다. 그런데 이마트24는 그 흐름을 편의점 문법으로 바꿨습니다.
두쫀쿠의 포인트는 ‘두바이’보다 ‘쫀득’에 있었습니다. 두바이라는 키워드는 트렌드를 빌려오고, 쫀득이라는 단어는 한국 편의점 디저트 소비자가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식감을 건드립니다. 이게 꽤 중요합니다. 낯선 재료만 앞세우면 호기심은 생기지만 재구매는 약해집니다. 반대로 익숙한 식감에 낯선 재료를 얹으면 진입 장벽이 낮아집니다.
신세계그룹 뉴스룸에 공개된 내용에서도 이마트24는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를 활용한 두바이 스타일 상품을 단독 라인업으로 확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가격도 두바이카다이프크림빵 4,600원, 두바이쫀득쿠키 4,200원, 두바이카다이프쫀득모찌빵 3,400원, 두바이카다이프마카롱 3,200원처럼 편의점 디저트로는 살짝 프리미엄이지만, 카페 디저트보다는 낮은 구간에 걸쳐 있습니다. 소비자가 ‘한 번쯤 사볼 만하다’고 느끼는 선을 잡은 셈입니다.
이름이 먼저 팔리고, 제품이 따라왔다
브랜드 네이밍 관점에서 두쫀쿠는 꽤 잘 만든 이름입니다. 두바이쫀득쿠키를 전부 말하면 길고 설명적입니다. 그런데 두쫀쿠라고 줄이면 갑자기 검색어가 되고, 친구에게 말하기 쉬워지고, 매장 직원에게 물어보기 쉬워집니다. 제품명은 짧을수록 좋다는 뜻이 아닙니다. 줄였을 때 소비자끼리 옮기기 쉬워야 좋습니다.
이마트24는 이후 라인업에서도 이 방식을 밀었습니다. 두카크, 두카초, 두쫀모, 두샌쿠, 두카롱처럼 세 글자 별칭을 붙였습니다. 솔직히 처음 들으면 약간 장난스럽습니다. 그런데 편의점 신상품 시장에서는 이 장난스러움이 힘이 됩니다. 소비자가 ‘저거 뭐야?’라고 묻게 만들고, 그 질문이 곧 노출이 됩니다.
- 두쫀쿠: 두바이쫀득쿠키, 쫀득한 식감 강조
- 두카크: 두바이카다이프크림빵, 크림빵 카테고리로 확장
- 두카초: 두바이카다이프판초콜릿, 원조 트렌드에 가까운 형태
- 두카롱: 두바이카다이프마카롱, 선물형 디저트 감성
이런 작명은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말을 거는 방식입니다. ‘고급 디저트입니다’가 아니라 ‘재밌는 거 나왔어’에 가깝습니다. 편의점은 고관여 쇼핑 공간이 아닙니다. 5초 안에 눈에 들어오고, 10초 안에 손이 가야 합니다. 두쫀쿠는 그 짧은 시간에 맞춰진 이름입니다.
숫자가 말해준 건 맛보다 속도였다
두쫀쿠 열풍을 단순한 체감으로만 보면 놓치는 게 있습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이마트24가 2025년 12월 선보인 초코카스테라카다이프모찌와 초코카다이프모찌 2종은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18만 개를 넘겼고, 약 두 달 만에는 40만 개를 돌파했습니다. 출시 2주 차 판매량은 전주 대비 81%, 3주 차는 55%, 4주 차도 18% 증가했습니다.
이 숫자에서 더 눈여겨볼 부분은 초반 반짝 판매가 아니라 상승 곡선입니다. 편의점 신상품은 첫 주에 호기심으로 팔리고 바로 꺾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두쫀쿠 계열 상품은 주차가 지날수록 더 퍼졌습니다. 이는 매장에서 본 사람이 사고, 먹은 사람이 올리고, 그 콘텐츠를 본 사람이 다시 매장 재고를 확인하는 루프가 만들어졌다는 뜻입니다.
이마트24 모바일 앱에서도 카다이프와 초코카다이프모찌 관련 검색어가 상위권에 올랐고, SNS 관련 콘텐츠 조회 수가 250만 회를 넘었다는 내용도 나왔습니다. 사실 이 대목이 편의점 브랜드 입장에서는 가장 맛있는 지점입니다. 광고비를 크게 태워서 만든 인지가 아니라, 소비자가 스스로 재고를 찾고 인증하는 흐름이니까요.
운도 있었지만, 운만으로는 안 된다
브랜드 성공담을 보면 늘 ‘시기를 잘 탔다’는 말이 붙습니다. 맞습니다. 두쫀쿠도 두바이 초콜릿이라는 큰 유행이 없었다면 지금만큼 빠르게 뜨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하지만 운이 들어왔다고 모든 브랜드가 같은 결과를 얻지는 않습니다. 트렌드를 상품으로 번역하는 속도, 소비자가 이해할 이름, 매장에서 집어 들 가격, 다시 찍고 싶은 비주얼이 맞아야 합니다.
이마트24가 잘한 건 유행어를 가져와서 로고처럼 붙인 게 아니라, 편의점 디저트 카테고리 안에서 여러 식감으로 쪼갠 점입니다. 바삭함, 쫀득함, 폭신함, 꾸덕함을 각각 다른 제품으로 나누면 소비자는 하나만 사지 않습니다. 비교해보고 싶어집니다. 이때 브랜드는 단품 매출을 넘어 카테고리 체류 시간을 얻습니다.
브랜드 약속은 ‘희소한 즐거움’이었다
두쫀쿠가 소비자에게 한 약속은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멀리 가지 않아도 요즘 유행하는 디저트를 편의점에서 살 수 있다는 약속. 그리고 이름처럼 쫀득하고, 영상에서 보던 카다이프 감성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다는 약속입니다. 이 약속은 편의점이라는 채널과 잘 맞았습니다. 비싼 파인다이닝 디저트가 아니라, 퇴근길에 운 좋게 발견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작은 사치였으니까요.
다만 이 흐름이 오래가려면 다음 과제가 있습니다. 별칭을 계속 늘리는 것만으로는 피로감이 옵니다. 두카크, 두카초, 두샌쿠가 많아질수록 처음의 신선함은 줄어듭니다. 이제는 어떤 제품이 진짜 맛의 기준을 만들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브랜드는 유행을 타고 올라갈 수 있지만, 재구매는 결국 제품 완성도가 붙잡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마트24 두쫀쿠는 편의점 디저트의 작은 사건입니다. 대단한 철학을 외친 브랜드 캠페인은 아니었지만, 소비자가 지금 원하는 감각을 정확히 집어냈습니다. 낯선 트렌드를 익숙한 식감으로 바꾸고, 긴 이름을 짧은 말놀이로 바꾸고, 단품 성공을 라인업으로 확장했습니다. 이런 사례를 보면 브랜드는 멋진 선언보다 작은 약속을 얼마나 빨리, 얼마나 정확하게 지키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