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두바이식 쫀득쿠키가 편의점 진열대에서 배운 진짜 이야기

얼마 전 CU 디저트 코너 앞에서 재미있는 장면을 봤습니다. 한 손님이 쿠키를 고르는 게 아니라, 포켓CU 재고 화면을 보면서 매대와 냉장 진열대를 번갈아 확인하더군요. 제품 하나를 사는 행동이라기보다 작은 미션을 수행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중심에 있던 이름이 바로 CU 두바이식 쫀득쿠키, 흔히 말하는 두쫀쿠였습니다.
유행을 베낀 게 아니라 속도를 산 상품
두바이 초콜릿 유행은 원래 SNS에서 출발했습니다. 피스타치오 크림, 카다이프의 바삭한 결, 초콜릿의 두꺼운 단면이 짧은 영상에 너무 잘 맞았죠. 먹는 장면보다 자르는 장면이 먼저 팔렸고, 맛보다 질감이 먼저 기억됐습니다.
CU가 잘한 건 여기서 유행의 겉모양만 가져온 게 아니라 편의점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꾼 점입니다. BGF리테일과 업계 보도 기준으로 CU의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은 출시 초도 물량 20만 개가 빠르게 소진됐고, 이후 관련 제품 2종 누적 판매량이 155만 개를 넘겼습니다. 그중 두바이식 초코쿠키도 45만 개 판매를 기록했습니다. 숫자만 보면 히트 상품입니다. 그런데 브랜드 관점에서 더 중요한 건 숫자 뒤의 구조입니다.
편의점은 카페처럼 오래 머물게 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대신 전국 점포, 빠른 입고, 앱 재고 확인, 짧은 구매 동선을 갖고 있습니다. 두바이식 쫀득쿠키는 이 장점을 정확히 탔습니다. ‘비싼 카페 디저트를 편의점에서 잡을 수 있다’는 약속이 만들어진 겁니다.
쫀득함은 맛이 아니라 기억 장치였다
사실 두쫀쿠라는 별명은 마케팅팀이 책상에서 만든 말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소비자가 부르기 편해서 살아남은 말에 가깝습니다. 두바이, 쫀득, 쿠키. 세 단어가 제품의 기대감을 거의 다 설명합니다. 브랜드 네이밍에서 이건 꽤 강한 자산입니다. 설명을 줄이고 상상을 늘리니까요.
기존 편의점 쿠키는 대체로 ‘달다’, ‘크다’, ‘가성비 있다’ 정도로 말해졌습니다. 그런데 CU 두바이식 쫀득쿠키는 바삭함과 쫀득함, 피스타치오 계열의 고소함, 초콜릿의 꾸덕함을 한 번에 말하게 만들었습니다. 소비자가 제품을 평가할 때 단맛보다 식감 단어를 더 많이 쓰게 된 거죠. 이건 디저트 시장에서 꽤 큰 변화입니다.
브랜드는 종종 새로운 맛을 냈다고 착각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새 맛보다 새롭게 말할 수 있는 경험에 더 빨리 반응합니다. 두쫀쿠는 맛의 혁신보다 언어의 승리에 가까웠습니다. ‘나 이거 먹어봤다’보다 ‘나 겨우 구했다’가 먼저 콘텐츠가 됐으니까요.
CU가 얻은 것과 잃을 뻔한 것
CU 입장에서 이 상품은 단순한 디저트 SKU가 아닙니다. 연세우유 크림빵 이후 편의점 디저트가 브랜드 방문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걸 다시 보여준 사례입니다. 예전에는 편의점에 간 김에 디저트를 샀다면, 이제는 디저트 때문에 편의점 앱을 켜고 점포를 고릅니다. 방문 목적이 바뀌면 브랜드의 힘도 달라집니다.
다만 리스크도 분명했습니다. 업계 보도에 따르면 2026년 1월 CU는 두바이식 초코쿠키 가격을 3,600원에서 4,300원으로 올렸습니다. 두바이 쫀득 마카롱과 찹쌀떡도 함께 인상됐습니다. 원재료 가격 이슈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카다이프, 피스타치오, 초콜릿류는 원가 압박을 받기 쉬운 재료니까요. 문제는 소비자가 느끼는 약속의 변화입니다.
편의점 디저트의 매력은 ‘프리미엄을 싸게’가 아니라 ‘비싼 경험을 부담 가능한 가격에’입니다. 이 둘은 비슷해 보여도 다릅니다. 가격이 오르는 순간 소비자는 카페 디저트와 비교하기 시작합니다. 편의점 상품이 카페와 같은 심판대에 올라가는 겁니다. 그때부터는 유행보다 완성도가 더 중요해집니다.
이 상품이 말해주는 편의점 브랜드의 다음 단계
CU 두바이식 쫀득쿠키의 성공은 빠른 기획, 협업, 물류, 앱 기반 재고 경험이 한 번에 맞물린 사례입니다. 특히 포켓CU 재고 조회는 단순 편의 기능을 넘어 품절감까지 콘텐츠로 바꿨습니다. ‘없다’는 불편이 때로는 ‘갖고 싶다’는 욕망을 키웁니다. 물론 이건 오래 쓰면 독이 됩니다. 계속 없기만 하면 브랜드 호감이 아니라 피로가 쌓이니까요.
브랜드 마케팅을 오래 하다 보면 히트 상품에는 늘 운이 섞여 있다는 걸 인정하게 됩니다. 두바이 초콜릿 유행 자체는 CU가 만든 게 아닙니다. 하지만 그 유행을 전국 편의점 매대에 올릴 수 있는 실행력은 운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트렌드를 감지하고, 원재료를 확보하고, 협업 상품으로 빠르게 바꾸고, 앱으로 구매 동선을 붙인 판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제품을 단순히 ‘SNS 유행 따라 만든 쿠키’로 보지 않습니다. CU가 소비자에게 던진 약속은 이겁니다. 멀리 있는 유행을 동네 편의점까지 가져오겠다는 것. 이 약속이 계속 힘을 가지려면 다음 제품은 더 자극적이어야 하는 게 아니라, 더 납득 가능해야 합니다. 유행은 지나가도 소비자는 자신이 괜찮은 선택을 했다는 감각을 오래 기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