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스토리
brand story land

더벤티 모찌를 보고 나니 저가커피가 다르게 보였다

Last Updated :
더벤티 모찌를 보고 나니 저가커피가 다르게 보였다

얼마 전 점심을 먹고 더벤티 키오스크 앞에 섰는데, 커피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게 모찌였다. 정확히는 옥수수 모찌 크림샌드 같은 사이드 메뉴였다. 예전 같으면 더벤티에서 고민은 단순했다. 아메리카노를 크게 마실지, 달달한 라떼로 갈지. 그런데 이제는 음료 옆에 붙는 작은 디저트가 브랜드의 다음 장면을 슬쩍 보여준다.

커피 한 잔 브랜드가 간식 브랜드로 넘어가는 순간

더벤티의 출발점은 꽤 분명하다. 큰 컵, 합리적인 가격, 빠른 구매. 32온스라는 숫자도 그래서 강했다. 고객이 더벤티에 기대한 약속은 고급스러운 카페 경험보다는 ‘이 가격에 이 정도 양이면 됐다’에 가까웠다. 그런데 브랜드가 오래 가려면 이 약속만으로는 부족해진다. 저가커피 시장은 어느 순간부터 가격이 아니라 조합의 싸움이 됐다.

더벤티가 2026년 9월 초 가을 신메뉴로 포도와 옥수수 메뉴를 내놓은 것도 이 흐름 안에 있다. 알찬 포도 에이드, 알찬 포도 요거트 스무디, 알찬 옥수수팝 라떼, 알찬 옥수수 치즈팝콘 쉐이키처럼 음료 자체에 식감을 넣었다. 그리고 그 옆에 모찌 크림샌드류가 놓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더벤티가 커피를 파는 곳에서 ‘간식까지 한 번에 해결하는 곳’으로 이동하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모찌라는 단어가 하는 마케팅

사실 모찌는 제품명 안에서 꽤 영리하게 움직이는 단어다. 찹쌀떡이라고 쓰면 익숙하고 전통적인 느낌이 강하다. 반면 모찌라고 쓰면 조금 더 젊고, 말랑하고, 디저트 전문점의 이미지가 붙는다. 맛을 설명하기 전에 식감이 먼저 상상된다. 쫀득함, 크림, 한입 간식. 이 세 단어만으로도 소비자는 이미 먹는 장면을 머릿속에 만든다.

옥수수 모찌 크림샌드의 구조도 흥미롭다. 쫀득한 모찌 시트 안에 달콤하고 고소한 옥수수 크림을 넣었다는 설명은 복잡하지 않다. 그런데 감각은 많다. 쫀득함, 고소함, 단맛, 노란색의 시각적 기억까지 붙는다. 일부 주문 화면 기준 2천원 후반대 가격으로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 음료에 하나 붙여도 ‘과소비했다’는 느낌이 덜하다. 저가커피 브랜드에게 이 선은 꽤 민감하다.

더벤티가 잘 잡은 건 유행보다 명분이다

저는 브랜드를 볼 때 신메뉴 자체보다 그 메뉴가 기존 약속을 해치지 않는지를 먼저 본다. 더벤티 모찌는 그 점에서 무리수가 적다. 비싸고 화려한 디저트를 갑자기 들이미는 방식이 아니다. 더벤티답게 작고, 빠르게 고를 수 있고, 음료와 붙여 팔기 좋다. 브랜드가 이미 갖고 있던 ‘가성비’의 언어를 ‘가심비’ 쪽으로 조금 확장한 셈이다.

좋았던 선택

  • 모찌라는 식감 키워드가 음료 프랜차이즈에서도 바로 이해된다.
  • 옥수수는 가을 시즌성과 고소한 디저트 이미지를 동시에 만든다.
  • 음료와 사이드 메뉴를 함께 고르게 해 객단가를 자연스럽게 올린다.
  • 박지훈 캠페인처럼 팬덤 동선이 붙으면 구매 이유가 맛 밖으로 넓어진다.

특히 옥수수는 운도 있었다. 최근 카페 메뉴에서 곡물, 크림, 팝콘, 쫀득한 식감은 반복해서 등장한다. 완전히 낯선 재료가 아니라서 진입 장벽은 낮고, 익숙한데 조합은 새롭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실패 확률을 줄이면서도 신메뉴의 신선함을 챙길 수 있는 재료다. 이런 건 기획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시장의 입맛이 그쪽으로 열려 있어야 한다.

다만 작은 디저트일수록 운영이 브랜드를 만든다

아쉬운 지점도 보인다. 이런 메뉴는 맛보다 운영에서 흔들리기 쉽다. 시즌 메뉴는 매장별 재고 차이가 생기고, 크림 디저트는 보관 상태와 제공 타이밍에 따라 만족도가 달라진다. 고객은 ‘더벤티라서 싸게 먹었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질감이 마르거나 크림이 빈약하면 바로 실망한다. 저가 브랜드일수록 이 부분이 어렵다. 가격은 낮아도 기대는 낮지 않다.

또 하나는 메뉴 이름의 밀도다. 알찬 옥수수팝 라떼, 옥수수 치즈팝콘 쉐이키, 옥수수 모찌 크림샌드가 동시에 보이면 재미는 커지지만 선택 피로도도 생긴다. 고객은 새로움을 좋아하지만 주문대 앞에서는 빠르게 결정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더벤티 모찌가 오래 남으려면 ‘귀여운 신상’에서 끝나지 않고, 커피 옆에 자연스럽게 붙는 습관 메뉴가 되어야 한다.

브랜드는 결국 약속을 반복해서 믿게 만드는 일이다. 더벤티 모찌가 흥미로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제품은 대단한 혁신처럼 보이진 않는다. 대신 더벤티가 자기 자리에서 조금씩 넓어지는 방식을 보여준다. 큰 커피 한 잔으로 시작한 브랜드가, 이제는 오후 세 시의 작은 허기까지 가져가려 한다. 솔직히 이런 확장이 제일 무섭다. 거창하지 않아서 고객의 일상에 더 쉽게 들어가니까.

더벤티 모찌를 보고 나니 저가커피가 다르게 보였다 - 요약
더벤티 모찌를 보고 나니 저가커피가 다르게 보였다 | 브랜드 스토리 : https://brandstoryland.com/1294
brand story land
브랜드 스토리 © brandstoryland.com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