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스토리
brand story land

인플루언서마케팅에 돈 쓰고도 브랜드가 남지 않았다

Last Updated :
인플루언서마케팅에 돈 쓰고도 브랜드가 남지 않았다

몇 년 전 캠페인 보고서에서 조회 수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 걸 보고도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댓글에는 제품보다 출연자의 옷과 말투 이야기가 많았거든요. 사람들은 콘텐츠를 기억했지만, 브랜드가 무엇을 약속하는지는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인플루언서마케팅을 기획할 때 제가 먼저 보는 숫자는 팔로어 수가 아닙니다. 그 사람이 전한 이야기를 브랜드가 실제로 지킬 수 있는가입니다.

사람을 빌리면 그 사람의 신뢰도 함께 빌린다

인플루언서가 제품을 들고 나오면 브랜드의 말투가 달라집니다. 광고 문구로는 어색했던 표현도 평소 쓰던 사람의 일상 안에서는 자연스럽게 들리죠. 다만 그 자연스러움은 브랜드가 돈을 냈다고 생기지 않습니다. 팔로어들이 그 사람에게 쌓아 온 신뢰에서 잠시 빌려 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협업 상대를 고를 때는 ‘우리 제품을 좋아할 만한 사람이 많은가’보다 ‘이 사람이 이 제품을 쓰는 장면이 납득되는가’를 먼저 묻습니다. 운동을 거의 이야기하지 않던 창작자가 갑자기 운동화를 극찬하면 화면은 예뻐도 이유가 비어 보입니다. 반대로 평소 출퇴근길의 불편함을 자주 말하던 사람이 가벼운 가방을 한 달간 써 보고 장단점을 설명하면, 팔로어 수가 적어도 구매를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더 쓸모 있는 정보가 됩니다.

광고 표시도 이 신뢰의 일부입니다. 협업 사실을 감춘 채 진짜 취향인 것처럼 꾸미면 당장 댓글은 좋을지 몰라도, 나중에 밝혀졌을 때 브랜드가 빌린 신뢰까지 손상됩니다. 솔직한 단점 한 줄이 매끈한 칭찬 열 줄보다 오래 남는 경우를 저는 여러 번 봤습니다.

대니얼 웰링턴은 시계를 일상 속에 놓았다

대니얼 웰링턴은 인스타그램에서 여러 창작자와 협업하며 시계를 각자의 옷차림과 생활 장면에 넣었습니다. 브랜드의 앰배서더 프로그램에는 창작자가 자신의 계정에서 콘텐츠와 할인 코드를 공유하는 방식도 담겨 있습니다. 소비자는 제품 사진 한 장보다 ‘저 스타일에 저 시계가 어울리는구나’라는 사용 장면을 반복해서 본 셈입니다.

이 사례를 볼 때 협업 게시물만으로 브랜드가 성장했다고 단정하면 곤란합니다. 제품 디자인, 가격, 당시 인스타그램의 성장, 구매 경로가 맞물렸을 겁니다. 그래도 마케팅 관점에서 배울 점은 선명합니다. 여러 사람이 같은 광고 문장을 읽은 게 아니라, 각자의 일상에서 비슷한 브랜드 인상을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할인 코드는 반응을 확인하는 단서였지만, 소비자의 머릿속에 남은 것은 코드보다 ‘평소 옷에 가볍게 맞추는 시계’라는 모습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서 브랜드의 약속은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시계를 사면 삶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일상적인 스타일에 자연스럽게 어울린다는 제안에 가까웠죠. 제품과 콘텐츠가 같은 말을 할 때 인플루언서의 게시물은 광고가 끝난 뒤에도 브랜드를 설명합니다.

파이어 페스티벌은 약속을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반대편에는 2017년 파이어 페스티벌이 있습니다. 유명 모델과 인플루언서들이 바하마의 호화 음악 축제를 알렸고, 관련 소장에 따르면 홍보 콘텐츠는 특별한 섬에서의 경험을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제공된 경험은 그 기대를 받쳐 주지 못했습니다. 홍보가 널리 퍼진 만큼 약속과 현실의 거리도 더 많은 사람에게 드러났습니다.

이 사건을 ‘인플루언서를 쓰면 위험하다’는 이야기로 읽고 싶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전달력이 좋은 사람을 앞세워 아직 준비되지 않은 경험을 확신에 찬 모습으로 팔았다는 데 있습니다. 영향력이 클수록 확인되지 않은 약속은 더 빨리 커집니다. 광고 집행 전에 숙소, 운영, 고객 응대까지 실제로 약속을 지킬 상태였는지 묻는 일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브랜드 담당자 입장에서는 캠페인 시작 전의 불편한 질문이 캠페인 후의 사과보다 낫습니다. 창작자가 말할 핵심 경험을 내부에서 직접 재현해 보고, 제공할 수 없는 장면은 과감히 빼야 합니다. 콘텐츠가 좋아 보이는지와 고객이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확인 사항입니다.

조회 수 다음에 무엇을 볼 것인가

실무에서는 숫자를 버릴 수 없습니다. 다만 숫자마다 답하는 질문이 다릅니다. 조회 수는 얼마나 퍼졌는지, 저장과 공유는 다시 볼 가치가 있었는지, 검색량과 상세 페이지 방문은 브랜드에 관심이 생겼는지를 보여 줍니다. 구매와 재구매, 사용 후기는 약속이 실제 경험으로 이어졌는지에 더 가깝습니다. 조회 수 하나로 이 모든 단계를 대신 설명하면 캠페인을 잘못 배우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예산이 1,000만 원이라면 유명인 한 명에게 모두 쓰는 방식과 200만 원씩 다섯 명의 창작자에게 나누는 방식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정답인지는 브랜드가 원하는 행동에 달렸습니다. 신제품 이름을 빠르게 알리는 것이 목적이라면 넓은 도달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사용법을 이해시키고 구매 전 의문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라면 서로 다른 생활 장면을 보여 주는 다섯 개의 콘텐츠가 더 유용할 수 있죠. 이 숫자는 실제 캠페인 성과가 아니라 선택을 설명하기 위한 예시입니다.

저라면 계약서에 게시 횟수만 적지 않고, 창작자가 직접 확인할 제품 경험과 고객이 물을 법한 질문도 함께 적겠습니다. 사용 기간이 필요한 제품이라면 충분히 써 볼 시간을 줘야 합니다. 좋은 말을 강요하는 것보다 사실에 근거해 자기 언어로 말할 여지를 주는 편이 브랜드에도 안전합니다.

인플루언서마케팅은 남의 입을 빌려 브랜드의 약속을 전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캠페인이 끝나고 남아야 할 것은 출연자의 이름만이 아닙니다. 그 사람이 보여 준 장면을 고객도 실제로 겪었을 때, 비로소 브랜드의 이름이 기억에 남습니다.

인플루언서마케팅에 돈 쓰고도 브랜드가 남지 않았다 - 요약
인플루언서마케팅에 돈 쓰고도 브랜드가 남지 않았다 | 브랜드 스토리 : https://brandstoryland.com/1440
brand story land
브랜드 스토리 © brandstoryland.com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