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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곡 피스타치오를 브랜드 약속으로 읽어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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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곡 피스타치오를 브랜드 약속으로 읽어봤더니

얼마 전 장보기 앱에서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를 찾다가 옳곡 이름을 다시 봤습니다. 제 머릿속에서 옳곡은 원래 피스타치오보다 국내산 땅콩버터 쪽에 가까운 브랜드였거든요. 그런데 피스타치오 스프레드, 카다이프 스프레드, 웨하스까지 줄지어 보이니 느낌이 달랐습니다. 단순히 유행을 따라간 제품이라기보다, 원물 브랜드가 트렌드 시장에 올라타는 방식이 꽤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옳곡의 출발점은 맛보다 신뢰였다

옳곡이라는 이름은 꽤 직설적입니다. 바르고 옳은 곡식. 반석산업이 농기계 제조에서 출발해 국내산 땅콩 가공 브랜드로 옳곡을 키웠다는 맥락을 보면, 이 이름은 장식용 문구가 아닙니다. 농산물을 더 잘 팔리게 만들고, 소비자가 원물을 더 쉽게 먹게 만드는 쪽에 가까운 약속입니다.

이런 브랜드는 로고보다 원산지, 제조 방식, 성분표가 더 강한 메시지가 됩니다. 옳곡 땅콩버터가 국내산 원물과 무첨가를 앞세운 것도 그래서 자연스러웠습니다. 소비자가 비싼 가격을 받아들이려면 ‘왜 비싼지’가 보여야 하는데, 옳곡은 그 답을 원물에 두었습니다.

그런데 피스타치오는 조금 다른 게임이다

흥미로운 건 옳곡 피스타치오가 기존의 국내산 땅콩 서사와 완전히 같은 길을 걷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판매 채널의 상품 정보 기준으로 언스위트 제품은 피스타치오 90%와 헤이즐넛 10% 조합이고, 스위트 제품은 피스타치오 35%에 슈가파우더와 유지류가 들어갑니다. 카다이프 제품은 구운 피스타치오 54%, 카다이프 13%를 전면에 둡니다.

즉, 피스타치오 라인은 ‘국산 원물’보다 ‘진한 원물감’과 ‘활용성’으로 설득해야 하는 제품입니다. 여기서 브랜드의 시험이 시작됩니다. 기존 소비자가 옳곡을 믿었던 이유가 국내산 땅콩이었다면, 피스타치오에서는 그 신뢰를 성분 구성, 맛의 밀도, 디저트 활용성으로 다시 번역해야 합니다.

두바이 초콜릿 유행은 운이었고, 대응은 선택이었다

사실 피스타치오 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 운이 크게 붙은 카테고리입니다. 두바이 초콜릿 유행이 터지면서 피스타치오와 카다이프는 갑자기 ‘아는 사람만 찾는 재료’에서 ‘검색하는 디저트 재료’가 됐습니다. 옳곡 공식 레터에서도 피스타치오 수요로 품절과 재입고 이슈가 언급됐고, 카다이프 스프레드 출시 흐름도 이 분위기와 맞닿아 있습니다.

브랜드 입장에서 운은 부끄러운 게 아닙니다. 문제는 운이 왔을 때 무엇을 내놓느냐입니다. 옳곡은 여기서 200g 스프레드, 500g 카다이프 스프레드, 63g 웨하스처럼 진입 가격과 사용 장면을 나눴습니다. 자사몰 기준 피스타치오 스프레드 200g은 2만 원대 후반, 카다이프 500g은 4만 원대 후반입니다. 반면 웨하스는 2천 원대라 훨씬 가볍게 집을 수 있습니다.

이 구성이 영리한 이유

  • 스프레드는 홈베이킹, 토스트, 요거트처럼 반복 사용을 노리는 제품입니다.
  • 카다이프 스프레드는 두바이 초콜릿을 직접 만들고 싶은 사람의 욕망을 바로 찌릅니다.
  • 웨하스는 비싼 스프레드를 사기 전, 옳곡 피스타치오 맛을 작게 경험하게 만듭니다.

컬리에서 판매되는 옳곡 피스타치오 웨하스에는 후기 300건대가 붙어 있었습니다. 이 숫자가 대단히 폭발적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스프레드 브랜드가 간식 형태로 접점을 넓히는 실험으로는 꽤 의미가 있습니다. 비싼 원물 브랜드가 항상 병 제품으로만 말하면 성장 속도가 느려지거든요.

위험은 ‘옳곡다움’이 흐려지는 순간 온다

다만 저는 이 확장이 무조건 편안해 보이진 않습니다. 옳곡이 피스타치오를 잘 팔수록, 소비자 머릿속에서 브랜드가 ‘국내산 땅콩의 옳은 브랜드’인지 ‘두바이 초콜릿 재료 파는 브랜드’인지 살짝 흔들릴 수 있습니다. 특히 스위트, 언스위트, 카다이프처럼 제품명이 기능 중심으로 늘어나면 브랜드의 얼굴보다 용도만 남는 순간이 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더 큰 광고 문구가 아니라 반복되는 증거입니다. 왜 이 피스타치오를 옳곡이 만들어야 했는지, 왜 스위트와 언스위트를 나눴는지, 왜 카다이프의 바삭함을 스프레드 안에 넣었는지 계속 보여줘야 합니다. 브랜드는 제품 수가 많아질수록 약속이 더 짧고 분명해야 오래 갑니다.

저는 옳곡 피스타치오를 이렇게 본다

옳곡 피스타치오는 완벽하게 계획된 성공작이라기보다, 좋은 타이밍을 만난 브랜드가 자기 언어로 빠르게 번역한 제품에 가깝습니다. 두바이 초콜릿 유행이라는 바람이 있었고, 원물 스프레드를 이미 다루던 역량이 있었고, 고가 제품의 부담을 낮춰줄 웨하스 같은 입문 상품도 붙었습니다.

브랜드 기획자 입장에서 가장 보고 싶은 다음 장면은 명확합니다. 피스타치오가 잠깐의 유행어로 남지 않고, 옳곡 안에서 ‘좋은 원물을 맛있고 솔직하게 다루는 방식’으로 자리 잡는가. 그걸 해내면 옳곡은 땅콩 브랜드에서 견과 원물 브랜드로 넓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트렌드 맛만 남으면, 소비자는 다음 유행이 올 때 아주 쉽게 이동합니다. 저는 아직 전자 쪽 가능성이 더 커 보입니다. 이름에 걸어둔 약속이 꽤 무겁기 때문입니다.

옳곡 피스타치오를 브랜드 약속으로 읽어봤더니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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