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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곡 땅콩버터를 장바구니에 담아봤더니, 100%라는 말이 꽤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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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곡 땅콩버터를 장바구니에 담아봤더니, 100%라는 말이 꽤 무거웠다

얼마 전 장을 보다가 옳곡 땅콩버터를 다시 봤습니다. 그냥 또 하나의 건강식품인 줄 알았는데, 브랜드 일을 오래 하다 보니 이런 제품은 병 라벨보다 뒤에 있는 약속이 먼저 보입니다. ‘국내산 볶음땅콩 100%’라는 문장은 짧지만, 사실 브랜드 입장에서는 꽤 비싼 선택입니다.

땅콩버터 시장은 갑자기 커졌다

몇 년 전만 해도 땅콩버터는 식빵에 발라 먹는 달고 진한 스프레드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식단 관리, 혈당, 단백질, 저당 간식 이야기가 커지면서 완전히 다른 시장이 됐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로 인용된 자료를 보면 국내 땅콩버터 시장은 2019년 45억 원에서 2024년 305억 원 수준으로 커졌습니다. 5년 사이 약 6.8배가 된 셈이죠.

이 흐름은 브랜드가 혼자 만든 바람이 아닙니다. SNS에서 사과에 땅콩버터를 찍어 먹는 장면, 운동 후 한 숟갈을 먹는 루틴, 설탕 적은 스프레드를 찾는 소비가 동시에 움직였습니다. 옳곡의 운은 여기에 있었습니다. 다만 운만으로는 장바구니까지 들어가지 않습니다. 시장이 커질 때 소비자는 더 의심도 많이 하니까요.

옳곡이 판 것은 맛보다 먼저 안심이었다

옳곡 땅콩버터의 가장 강한 문장은 ‘국내산 볶음땅콩 100%’입니다. 컬리 상품 설명 기준으로 스무스와 크런키 두 가지 타입이 있고, 한국비건인증원의 비건 인증도 내세웁니다. 2026년 9월 확인 기준으로 컬리 후기 수가 1만2천 건을 넘겼다는 점도 눈에 들어옵니다. 건강식품은 광고보다 리뷰 누적이 더 큰 설득이 되는 카테고리거든요.

가격도 브랜드 포지션을 말해줍니다. 옳곡 자사몰 기준 200g 제품은 1만5천 원대, 464g 제품은 2만8천 원대에 형성돼 있습니다. 대형마트에서 흔히 보는 일반 땅콩버터와 비교하면 싸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프리미엄 식품에서 가격은 늘 질문을 만듭니다. 왜 이 돈을 내야 하는가. 옳곡은 그 답을 화려한 맛 설명보다 원재료와 산지 쪽에 놓았습니다.

브랜드 이름이 약속을 너무 빨리 말한다

옳곡이라는 이름은 묘합니다. ‘옳은 곡식’이라는 뜻이 거의 바로 읽힙니다. 브랜드 네이밍 관점에서 보면 세련된 은유는 아니지만, 식품에서는 때로 이런 직진성이 강합니다. 소비자가 성분표를 펼치기 전에 이미 ‘바른 것일 것’이라는 기대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반석산업 송찬영 대표는 땅콩 농기계에서 출발해 가공식품으로 확장했고, 옳곡은 고창 땅콩과 국내산 원물의 이미지를 전면에 둡니다. 한 병에 상급 알땅콩 약 220알을 담았다는 식의 숫자는 좋은 장치입니다. ‘좋은 원료를 썼습니다’보다 ‘이 병 안에 땅콩 220알이 들어갑니다’가 훨씬 손에 잡히니까요.

  • 첫째, 원재료 메시지가 단순합니다. 국내산 볶음땅콩 100%라는 문장은 해석이 필요 없습니다.
  • 둘째, 스무스와 크런키로 취향을 나눴습니다. 건강식도 결국 식감에서 재구매가 갈립니다.
  • 셋째, 비건 인증처럼 외부 검증 언어를 붙였습니다. 작은 브랜드일수록 신뢰를 빌려오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 넷째, 그래놀라와 약과로 땅콩의 사용 장면을 넓혔습니다. 단품 히트에서 브랜드 세계로 넘어가는 시도입니다.

잘한 점은 단맛을 포기한 용기다

솔직히 땅콩버터를 대중적으로 팔려면 달게 만드는 편이 쉽습니다. 설탕, 시럽, 향을 더하면 첫 숟갈 반응이 빨라집니다. 그런데 옳곡은 ‘맛있다’보다 ‘깨끗하다’ 쪽을 택했습니다. 이 선택은 단기 전환율에는 불리할 수 있습니다. 처음 먹는 사람은 밍밍하다고 느낄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브랜드 자산은 바로 그 불편한 선택에서 생깁니다. 단맛을 줄인 제품은 소비자에게 사용법을 새로 요구합니다. 사과, 요거트, 통밀빵, 오트밀 같은 장면과 붙어야 맛이 완성됩니다. 그래서 옳곡 땅콩버터는 제품만 팔면 약하고, 루틴을 팔면 강해집니다. 실제로 미니컵 제품이나 그래놀라 확장은 이 방향과 잘 맞습니다. 한 병을 떠먹는 부담을 줄이고, 매일 먹는 상황으로 들어가려는 움직임이니까요.

지금부터는 땅콩버터 브랜드와 땅콩 브랜드 사이의 선택이다

옳곡이 재미있는 지점은 여기입니다. 땅콩버터 하나로 끝낼 수도 있었는데, 땅콩약과, 땅콩크런치 그래놀라, 피스타치오와 아몬드 스프레드까지 제품군을 넓히고 있습니다. 성장하는 브랜드라면 당연한 욕심입니다. 문제는 확장이 늘 브랜드를 강하게 만들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소비자는 옳곡에게 ‘국내산 땅콩을 잘 아는 브랜드’라는 기대를 줬습니다. 그런데 카테고리가 너무 빨리 넓어지면 질문이 바뀝니다. 옳곡은 땅콩 전문가인가, 건강 스프레드 브랜드인가, 프리미엄 간식 브랜드인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제품은 많아져도 브랜드의 초점은 흐려집니다.

제가 보기엔 옳곡의 다음 승부는 광고 크기보다 약속의 관리에 있습니다. 100%라는 말은 처음엔 강력한 슬로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기준이 됩니다. 소비자는 더 구체적으로 묻습니다. 어느 산지인지, 왜 이 가격인지, 다른 스프레드도 같은 철학인지, 제품이 늘어도 원물에 대한 태도는 같은지. 브랜드가 커질수록 처음 했던 약속은 더 자주 검사를 받습니다.

옳곡 땅콩버터가 흥미로운 건 대단히 새로운 제품이라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오래된 원물인 땅콩을 요즘 소비자의 언어로 다시 포장했다는 점이 좋습니다. 건강식 유행이라는 바람을 탔지만, 그 바람 위에 ‘국산 100%’라는 무게를 얹었습니다. 브랜드는 결국 자신이 반복해서 한 말을 닮아갑니다. 옳곡이 오래 남으려면 앞으로도 그 단순한 말을 지루할 만큼 성실하게 증명해야 합니다.

옳곡 땅콩버터를 장바구니에 담아봤더니, 100%라는 말이 꽤 무거웠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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